| 한스경제(고양)=류정호 기자 |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창원 LG가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그 중심에는 아셈 마레이가 있다.
마레이는 14일 경기도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고양 소노와의 원정 경기에서 23득점 21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며 LG의 80-75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시즌 전적 15승 6패로 리그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마레이의 이번 트리플더블은 지난 3월 20일 원주 DB전(15득점 14리바운드 12어시스트) 이후 약 9개월 만에 나온 개인 통산 2번째 기록이다. 전날 서울 원정에서 SK에 55-77로 패하며 시즌 최다 점수 차 패배를 당했던 LG는 연이틀 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마레이를 중심으로 빠르게 흐름을 되찾았다.
경기 초반 LG는 외곽슛 성공률이 떨어지며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마레이가 골밑에서 안정적인 마무리와 리바운드 장악으로 흐름을 붙잡았다. 그러나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LG 특유의 조직력이 살아났다. 특히 소노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던 4쿼터에서 마레이는 12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몰아치며 승부의 추가 기울어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았다.
수치가 말해주듯 마레이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이번 시즌 평균 14.4리바운드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스틸에서도 평균 2.4개로 1위에 올라 있다. 아울러 평균 4.8어시스트로 전체 6위를 기록하며 전문 가드들 사이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골밑 득점과 수비를 넘어 공격 전개까지 책임지는 전천후 활약이다.
LG가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연패를 허용하지 않으며 선두를 달릴 수 있는 배경에도 마레이의 꾸준함이 있다. 경기력 기복이 거의 없는 외국인 선수의 존재는 빡빡한 일정이 이어지는 시즌 중반부로 갈수록 더욱 큰 힘이 되고 있다.
조상현 LG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마레이를 두고 “공수의 핵”이라고 표현했다. 조상현 감독은 “수비에서는 헬퍼 역할을, 공격에서는 톱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며 “포스트에서 공을 내주는 능력도 큰 장점이다. 시즌을 치를수록 더 좋아질 선수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동료들의 신뢰 역시 두텁다. 이날 15득점을 기록한 양홍석은 “마레이가 이전에 약점으로 꼽히던 자유투까지 보완하면서 이제는 단점이 거의 없는 선수가 됐다”며 “오늘 득점의 절반 이상은 마레이의 도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외국인 선수와 함께 뛸 수 있다는 건 복이고, 코트 위에서 정말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마레이는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소노는 현재 순위(8위)보다 훨씬 경기력이 좋은 팀이다.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이길 수 있어 기쁘다”며 “어제 좋지 않았던 경기력에서 바로 반전할 수 있었다는 점도 만족스럽다”고 돌아봤다. 이어 “트리플더블은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지만, 팀에 좋은 선수들이 있어야 가능한 기록”이라며 “양홍석, 정인덕, 칼 타마요 등 모두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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