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이어진데다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더해진 결과다. 금융당국은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장 흐름상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증권사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은 3분기 누적 기준 1조6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187억원과 비교하면 약 80% 증가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연간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이 1조443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미 연간 실적을 2000억원 이상 웃돌았다.
증권사별로 보면 토스증권이 305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167%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은 3008억원(증가율 79%)으로 2위에 올랐다.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는 대형사에 국한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중소형 증권사에서도 해외주식 관련 수수료 수입이 동반 상승했다. 특히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중소형 증권사가 더 가팔랐다. IBK투자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각각 419%, 32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이 해당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해외주식 거래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 주식 결제금액은 이달 11일 기준 2835억달러로 지난해 전체와 비교할 때 13% 증가했다. 아직 거래일이 남아 있어 연말까지 추가 확대가 예상된다. 보관액 역시 같은 기간 1112억달러에서 1677억달러로 급증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이 과도한 해외주식 마케팅 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소비자 오인을 유발하거나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업계는 불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주식 서비스는 시스템 구축과 환전, 정보 제공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마케팅 역시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마케팅비는 올해 31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86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해외주식 투자를 조장한 것이 아니라 고객들의 투자 흐름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증권사가 순진한 투자자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식의 엘리트주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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