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비온은 이달 177Lu-포큐보타이드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을 시작으로 상용화 로드맵을 본격 가동해 내년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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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비온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제 177Lu-포큐보타이드의 국내 임상 1/2상 최종결과보고서(CSR)를 지난 12일 수령했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2020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를 허가받은 지 5년 9개월 만이다.
177Lu-포큐보타이드란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을 타깃하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말한다. 이번 임상 1/2상은 표준 치료가 듣지 않는 mCRPC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서 진행됐다.
임상은 중간결과 등을 통해 예상할 수 있던 바와 같이 성공적이었다. CSR 분석 결과에 따르면 177Lu-포큐보타이드의 1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35.9%로 임상 목표치를 상회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노바티스의 경쟁약품 ‘플루빅토’의 ORR 29.8%를 크게 상회한다. 우수한 치료 효과와 더불어 현저히 낮은 부작용 발생률도 보이면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셀비온은 이번 임상 2상의 상세 결과를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비뇨생식기암 심포지엄에서 발표한다. 글로벌 종양학 전문가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국산 방사성의약품의 임상적 가치와 경쟁력을 입증함으로써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국내 시장 상용화도 서두른다. 177Lu-포큐보타이드의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식약처의 신속 심사 제도인 ‘조건부 품목허가’를 통해 진행한다. 조건부 품목허가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치료제 등에 대해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시판을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15일 이송진 셀비온 최고기술관리자(CTO)에게 이번 CSR 수령의 의미와 177Lu-포큐보타이드의 국내 상용화 전략 등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과 그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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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Lu-포큐보타이드 임상 1/2상 CSR 수령 의미는
△이번 CSR 수령은 셀비온의 기술력이 집약된 파이프라인인 177Lu-포큐보타이드의 임상 1/2상 시험이 우수한 결과로 완료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다. 특히 표준 치료가 듣지 않는 mCRPC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ORR이 35.9%로 이는 계열 내 치료제 최고 수준이다. 이는 완전반응(CR) 8.97%, 부분반응(PR) 26.9%를 포함하는 수치로, 플루빅토의 CR 6.8%, PR 23.0%보다 우수한 것을 입증했다. 우수한 치료 효과와 함께 현저히 낮은 부작용 발생률도 확인했다. 177Lu-포큐보타이드가 계열 내 최고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결과다. 상세 내용을 아스코에서 발표해 글로벌 전문가들에게 국산 방사성의약품의 임상적 가치와 경쟁력을 알릴 계획이다.
-국내 상용화 계획은
△177Lu-포큐보타이드의 신속한 허가 절차를 통해 난치성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공하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다. 이달 식약처의 신속 심사 제도인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하면 내년 환자들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건부 허가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치료제 등에 대해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시판을 허용하는 제도다. 임상 2상 후 조건부 허가의 충분조건은 △생명을 위협·중대한 질환, 대체치료제 부재 △긴급한 치료 수요 △임상 2상 수준에서 안전성·유효성 추정될 것 등이다. 177Lu-포큐보타이드는 이를 충족했다고 판단한다.
-177Lu-포큐보타이드의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은
△방사성의약품은 치료 핵종인 루테튬-177의 반감기가 약 6.7일로 짧아 공급 리드타임이 곧 치료 효율에 직결된다. 플루빅토와 같은 해외 제품은 유럽 생산 후 항공 운송을 거치면서 반감기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반면 177Lu-포큐보타이드는 국내 생산·공급 체계를 이미 구축하고 있어 반감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미 구축된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 생산 시설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병원의 도입 편의성과 환자의 치료 효율을 극대화한다면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플루빅토의 비급여 약값이 회당 3000만~4000만원 수준으로 1인당 총치료비가 2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 177Lu-포큐보타이드의 가격은 2700만원 정도로 정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대폭 낮출 방침이다. 환자의 부담을 낮추면서도 첫해 국내에서만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한계인 수익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적응증 확장과 기술수출(L/O)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이번 임상 2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와 기술이전 논의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말기 전립선암 환자에 대한 임상을 성공한 177Lu-포큐보타이드의 기술수출 가치를 업계에서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적응증 확장을 위한 협업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177Lu-포큐보타이드의 병용 임상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탁산계 항암제 경험이 없는 mCRPC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병용 임상과 병기 확장 데이터가 쌓이면 전립선암 내 병기 확장은 물론, 난소암 등 다른 고형암으로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까지 열 수 있다. 이는 복수의 수익성 강화 트랙을 동시에 추진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진단제 시장 진출 계획은
△이번 CSR에서는 전립선암 진단제(Ga-68-NGUL)의 상업성도 확인했다. 전립선암 진단제의 핵심인 PSMA 결합력이 경쟁사 제품을 웃돌았으며, 정성 평가 등에서도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다만 177Lu-포큐보타이드의 상용화 등 당면한 과제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개발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177Lu-포큐보타이드 조건부 품목허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후에는 관련 연구 및 임상 계획을 확대해 진단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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