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나드는 수입 식품의 안전 관리 기준이 ‘물리적 온도 유지’에서 ‘데이터기반 검증’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간 수입 식품은 긴 운송 기간과 복잡한 통관 절차 탓에 품질 관리에 공백이 생기기 쉬운 영역으로 꼽혔다. 이 난제를 데이터 기술로 풀어낸 국내 스타트업이 규제 당국의 인정을 받으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AIoT 기반 공급망 인텔리전스 솔루션 기업 윌로그(공동대표 배성훈, 윤지현)가 15일 ‘수입식품안전관리’ 분야 공로를 인정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수입 식품의 해외 선적부터 국내 통관 및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의 리스크를 데이터로 투명하게 시각화하고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윌로그가 이번 수상으로 주목받은 핵심 배경에는 ‘바이오 의약품’ 관리 노하우가 자리 잡고 있다. 온도와 습도, 충격에 극도로 민감한 바이오 의약품 콜드체인에서 축적한 엄격한 관리 기준을 식품 유통에 접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입 식품은 해외 현지 운송이나 해상·항공 운송 구간에서 발생하는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소위 ‘블랙박스’ 구간이 존재했던 셈이다. 윌로그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QR코드 기반의 확인 방식에 BLE(저전력 블루투스)와 LTE 통신 기술을 결합한 자체 센서 디바이스를 통해 데이터 수집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이 시스템은 데이터가 생성되는 순간부터 최종 활용 단계까지 끊김 없이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현장에서는 이를 두고 수입식품 안전관리의 기준을 한 단계 상향 평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약처 역시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국민 보건과 직결되는 식품 안전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식품·유통 업계의 화두는 단연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이다. 이는 윌로그가 시장에서 강조하는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단순히 온도를 측정하는 것을 넘어, 그 데이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기록되었는지 사후에도 명확히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해질수록 식품 안전에 대한 규제 비용과 품질 분쟁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운송 과정의 정당성을 입증할 객관적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윌로그의 솔루션은 측정값의 정확성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해, 글로벌 규제 당국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현재 윌로그의 기술은 국내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제약·바이오 기업, 글로벌 물류사 등 다양한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검역이 까다로운 바이오 의약품은 물론, 신선도가 생명인 수입 식자재와 해외로 뻗어 나가는 K-푸드 수출길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며 공급망 안전관리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배성훈 윌로그 대표는 이번 수상에 대해 “식품 안전 관리의 중심축이 단순한 규제 준수에서 ‘데이터로 증명 가능한 관리 체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이어 “식품 안전이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구조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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