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셀러들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던 ‘반복 단순 노동’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에 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인공지능(AI) 기반 커머스 자동화 솔루션 ‘레비오사 AI’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레비오사에이아이가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포화 상태에 이른 이커머스 솔루션 시장에서 단순 관리 도구를 넘어선 ‘실질적 자동화’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다수의 셀러 지원 툴은 쇼핑몰과 플랫폼을 단순히 연결(API 연동)해 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품을 올리고 주문을 수집하는 과정은 편해졌지만, 여전히 상세페이지 가공, 고객 응대(CS), 재고 관리 등 핵심 업무는 사람의 손을 타야 한다.
레비오사 AI는 거대언어모델(LLM)과 검색증강생성(RAG), 광학문자인식(OCR), 웹크롤링 등 최신 AI 기술을 결합해 상품 발굴부터 등록, 배송, CS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특히 자연어 인터페이스를 도입해 복잡한 설정 없이 대화하듯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단순히 업무를 돕는 비서가 아니라,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직접 기여하는 ‘자율주행’ 수준의 운영 시스템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사인 서울대기술지주가 주목한 배경에는 ‘팀 빌딩’이 있다. 레비오사 AI는 카이스트 박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출신 등 전형적인 엘리트 엔지니어 그룹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장사꾼’의 DNA가 흐른다.
공동창업자들은 두나무 등 주요 IT 기업에서 개발 경력을 쌓는 동시에, 네이버와 쿠팡 등에서 직접 셀러로 활동하며 연 매출 5억 원 이상을 달성한 경험이 있다. 소위 ‘책상머리’에서 나온 솔루션이 아니라, 배송 지연에 시달리고 CS 전화에 스트레스를 받아본 경험치 위에서 설계된 서비스라는 의미다.
주하담 레비오사 AI CTO는 “셀러였던 시절 겪었던 비효율과 고통이 창업의 출발점”이라며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만큼, 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프로세스를 통해 셀러들이 겪는 실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기술지주 차인환 상무는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구매대행 및 셀러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운영 시스템은 여전히 노동 집약적”이라며 “레비오사 AI는 높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시장을 꿰뚫는 실행력까지 갖춘 팀으로, 향후 커머스 운영 방식의 혁신을 주도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레비오사 AI는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자동화 기능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여러 쇼핑몰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멀티 마켓 통합 운영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주하람 레비오사 AI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셀러가 무의미한 반복 노동에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발판 삼아 기술 확장 속도를 높이고, 시장 내 확실한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 셀러 시장이 포화 경쟁에 접어들며 단순 판매량 경쟁보다 ‘운영 효율화’가 생존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상황이다. 기술과 경험을 앞세운 레비오사 AI가 기존 수작업 중심의 셀러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AI 중심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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