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AI 솔루션 기업 슈퍼브에이아이(Superb AI)가 14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 투자(Pre-IPO)를 유치하며 내년 기업공개(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15일 한화자산운용의 벤처 펀드와 포스코기술투자 등이 참여한 Pre-IPO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회사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630억 원으로 늘어났다. 회사 측은 2026년 증시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준비 중이다.
투자자 구성에서도 눈길을 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이전 투자 라운드부터 두산,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KT, 카카오, KT&G, HL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사로부터 투자를 받아왔다. 이들 기업 다수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실제 고객사로 전환돼 제조·물류 등 산업 현장에 슈퍼브에이아이의 비전 AI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두산은 투자 이후 협업 범위를 넓히며 실사용 사례를 축적 중이다. 비전 AI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현장 운영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도 엇갈리지 않는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이미지·영상·3D 라이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영상 AI 전문 기업으로, 창업 초기부터 데이터 품질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왔다.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활용하는 데이터 중심 AI 개발 기술을 자체적으로 고도화해 왔다는 설명이다.
대표 솔루션인 ‘슈퍼브 플랫폼(Superb Platform)’은 데이터 구축부터 모델 학습까지 과정을 자동화해, 비전 AI 개발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국내 최초 산업용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ZERO)’를 출시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제로는 추가 학습 없이도 다양한 시각 인식 작업에 적용 가능한 범용 모델로, 소량 데이터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AI 벤치마크와 국제 대회 수상 이력도 확보했다.
정부 주도 프로젝트 참여 이력도 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사업에 LG AI연구원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非) LG 계열사 중 유일하게 파운데이션 AI 모델 개발을 맡았으며,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멀티모달 데이터 구축을 담당 중이다.
해외 사업도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슈퍼브에이아이는 한국, 미국, 일본에 거점을 두고 삼성, LG, 현대자동차, KT 등 국내외 100여 개 기업에 비전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일본 법인은 토요타와 닛폰스틸(일본제철)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토요타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닛폰스틸과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국립 연구기관과 전자제품 제조 대기업으로 고객층을 넓히는 중이다.
글로벌 파트너십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지난해 AWS의 ‘라이징 스타 파트너상’을 수상했고, 엔비디아와는 영상 관제 시스템(VSS) 분야에서 기술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 현장 AI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며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AI 기술 고도화와 인재 확보, 그리고 영업 조직 확대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 대기업 및 계열사를 포함해 산업 전반에서 AI 도입 수요를 겨냥한 영업 전략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일본을 교두보로 추가 확장을 모색한다.
다만 비전 AI 시장 경쟁이 빠르게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술 우위가 장기적인 수익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실적을 통해 증명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산업 현장 적용 경험과 파운데이션 모델 전략이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는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투자자이자 고객사로 전환된 사례는 기술 도입 시너지를 전제로 한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확대해 산업 전반의 AI 도입을 앞당기고, IPO를 통해 글로벌 산업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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