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 안보 책임지는 핵심 시설의 졸속 해외 이전 반대
직접투자 아닌 고려아연 지분 투자는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구조
[포인트경제] 고려아연 경영진이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임시이사회에서 논의하는 사실이 15일 새벽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 이사들은 사전 보고나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으며, 이사회 당일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안건을 접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는 이사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심각한 절차적 훼손으로 규정됐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번 안건이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시기에 회사의 사업적 필요성보다 최윤범 회장의 개인적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으로, 대한민국 핵심 전략자산인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국익에 반하는 결정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다.
첫째, 미국 정부가 프로젝트 법인이 아닌 고려아연 본사 지분에 투자하는 것은 사업적 상식에 반하는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구조라는 점을 지적했다. 정상적 사업 구조라면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 법인에 직접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이번 안건은 고려아연 본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니라 의결권 확보를 통한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받는다.
고려아연은 10조 원에 달하는 자금과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면서도 알짜배기 지분 10%를 미국 투자자에게 내어주는 구조는 이사회의 배임 우려와 개정 상법상 이사의 총주주충실 의무에 반할 소지가 크다. 또한 설계부터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대규모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당장 지분 희석을 감수하며 급박하게 자금을 조달할 경영상 필요성도 의문으로 남는다.
둘째, 미국 정부 투자금의 실체를 밝힐 필요가 있다. 현 경영진은 미국 정부가 합작법인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취득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정부 기관이 해외 민간 기업에 합작법인을 통한 우회 출자 방식을 택한 전례는 없다. 이에 투자금이 순수한 투자인지, 아니면 미국 정부를 방패막이 삼은 급조된 자금인지 실체 규명이 요구된다. 프로젝트가 아닌 본사 지분을 노리는 투자는 경영상 필요가 아닌 경영권 방어 목적이 명백하며, 최윤범 회장의 개인적 경영권을 위해 대한민국 경제 안보와 주주 가치를 맞바꾸는 행위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셋째, 울산 제련소의 '쌍둥이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는 것은 국내 제련산업 공동화와 핵심 기술 유출 위험을 초래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아연을 포함한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하는 전략 광물은 대한민국 경제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자산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건설될 제련소는 울산 온산제련소 생산능력에 상당 수준 육박하는 대규모 시설로 추정된다. 국내 생산 물량을 미국 현지 생산으로 대체하는 것은 국내산 광물의 수출 종말을 의미하며, 수십 년간 축적된 독보적 제련 기술이 합작이라는 명목 하에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급하게 임시이사회를 열어 처리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신중하고 철저히 사업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풍∙MBK와 고려아연 CI (포인트경제)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사익 추구를 위해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를 결단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의 절차적 정당성과 사업적 실체를 철저히 따져 물을 것이며, 고려아연이 주주와 국가 경제를 위한 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