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자율주행차 ‘누가·언제·어디서 멈출지’ 소통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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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자율주행차 ‘누가·언제·어디서 멈출지’ 소통기술 개발

이뉴스투데이 2025-12-15 09:06: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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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IST] 
[사진=GIST]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승준 AI융합학과 교수 연구팀이 자율주행차가 도로 이용자와 더 안전하고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외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eHMI: external Human-Machine Interface)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대다수 연구가 ‘보행자 단독’ 상황만을 가정해 온 한계를 넘어, 보행자·자전거 이용자·운전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실제 도로 환경을 가상현실(VR)에서 재현해 eHMI의 효과를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일반 운전자 등 차량 외부의 모든 도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변화가 생긴다.

기존에는 운전자가 보행자와 눈 맞춤이나 손짓 같은 비언어적 신호로 서로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는 이러한 신호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율주행차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도와 행동을 명확히 전달하는 기술(eHMI)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구는 대부분 자율주행차-보행자 간 1:1 상황에 집중돼 있었다. 실제 도로처럼 여러 이용자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누구에게(대상), 언제(시점), 어디서(위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 불명확해 오해와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도로 상황에서도 명확하고 안전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맥락 기반 eHMI’ 설계 방향을 제안했다.

모든 신호는 국제 표준 교통신호와 혼동되지 않도록 독자적인 색상· 심벌 체계를 적용하고, 차량 전면·측면·후면에 동일하게 표시되도록 설계했다. 실험에는 보행자·자전거 이용자·일반 차량 운전자 등 총 42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대상 정보(Whom)’ 신호가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 모든 지표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누구에게 양보하는지 분명하게 제시되면 보행자·자전거 이용자·운전자 모두가 더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었으며, 안전감·신뢰도·명확성 등 주관적 평가 또한 가장 높았다.

반대로 신호가 전혀 없는 경우(‘No eHMI’)는 모든 지표에서 가장 낮은 성능을 보였고, 단순 양보 의사만 표시하는 ‘기본 신호(No Context)’는 혼란을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시점 정보(When)’와 ‘위치 정보(Where)’ 신호 역시 맥락이 없는 신호(‘No eHMI’)보다 높은 신뢰도와 안전성을 보였다.

특히 두 신호 모두 잘못된 해석으로 인한 행동 오류가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맥락 정보가 실제 의사결정 안정성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피부 전기 반응을 이용해 긴장·불안 수준을 판단하는 생체신호(EDA) 분석에서도, ‘대상 정보(Whom)’ 신호가 제공될 때 참가자들의 심리적 긴장이 줄어드는 경향도 확인됐다.

참여자 인터뷰에서도 ‘대상 정보(Whom)’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다. “신호의 대상이 명확해 가장 이해하기 쉽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단순 심벌 기반 신호(‘No Context’)는 기존 교통신호 체계와 달라 “혼란을 느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일부 참여자는 색만으로 의미를 구분해 전달하는 ‘색상 코딩(color coding)’처럼, 시각적 정보의 직관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안전·주의·정지와 같은 상황을 색깔로 명확히 구분해 표시하거나, 신호의 점멸(깜빡임)이나 간단한 음향 알림을 함께 제공하면 eHMI의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제안도 있었다.

연구를 이끈 김 교수는 “다중 교통주체가 동시에 존재하는 실제 도로 환경을 VR에서 구현하고 eHMI의 효과를 검증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며 “자율주행차가 ‘양보한다’는 사실뿐 아니라 ‘누구에게·언제·어디에서 양보하는지’까지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미래 교통 안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다중 사용자 기반 VR 교통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바탕으로, 향후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스마트 교차로 설계, 교통약자 보호를 위한 안전 시스템 개발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현실과 가상 간 체화를 위한 소프트 로보틱스 및 감각지능 기반의 Actuated XR 시스템 개발 연구’ 및 ‘GIST-MIT 피지컬 AI 연구센터: 피지컬 AI 실현을 위한 HCI 핵심기술 및 XR 활용기술 연구’의 지원을 받았으며, GIST-MIT 공동연구사업 ‘인간중심 물리 시스템 설계를 위한 HCI+AI 융합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유비쿼터스 및 웨어러블 컴퓨팅 분야의 최신 연구를 다루는 ACM 논문집(PACM) IMWUT(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에 게재됐다. 지난 10월 15일,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 학술대회 ‘UbiComp(ACM international joint conference on Pervasive and Ubiquitous Computing) 2025’에서 발표됐다.

한편 GIST는 이번 연구 성과가 학술적 의의와 함께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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