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I War of Darkmarket : 추격자 대 도망자 ㉗] 삼성금거래소 vs 한국금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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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I War of Darkmarket : 추격자 대 도망자 ㉗] 삼성금거래소 vs 한국금거래소

뉴스락 2025-12-15 08:25: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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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현금은 쓰레기다(Cash is trash)”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남긴 이 도발적인 문장은 현재 국내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섬뜩한 현실이 되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제 불확실성에 본능적으로 가장 원초적인 믿음으로 회귀했다. 바로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배신한 적 없는 ‘불변의 자산’, 금(Gold)이다.

과거 결혼 예물이나 돌반지로나 소비되던 금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자산이자, 가장 공격적인 투자 수단으로 변모했다.

종로 금은방 골목을 서성이던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리며 0.01g의 금을 사 모으는 2030 세대까지 가세하면서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골드 러시’의 한복판에 서 있다.

<뉴스락>은 이 거대한 '골드 러시'의 판을 깔고 있는 국내 금 유통 시장의 양대 산맥 한국금거래소와 삼성금거래소를 심층 분석해봤다.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50년 만에 1만 4천 원 → 89만 원... '공포'가 쏘아 올린 슈퍼 사이클

1975년 8월 4일 자 매일경제 4면 금 시세. 사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갈무리 [뉴스락]

 "월급 빼고 다 오른다지만, 금값 뛰는 속도는 공포스러울 정도다."

최근 종로 귀금속 거리를 찾은 시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는 단순한 체감 물가가 아니다.

화폐 가치의 추락과 실물 자산의 폭등이 빚어낸 냉혹한 경제 성적표다.

<뉴스락>이 1975년 8월 4일 자 매일경제 신문 기록을 직접 추적한 결과, 당시 금 1돈(3.75g)의 소매가격은 불과 1만 4,000원이었다. 서민들의 대표 외식 메뉴인 짜장면 한 그릇이 200원 하던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50년이 흐른 현재, 금의 위상은 '귀금속'을 넘어 '생존 자산'으로 격상됐다.

지난 12일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의 1g당 거래가는 20만 3,390원으로, 이를 1돈으로 환산하면 도매가 기준 76만 2,712원에 달한다. 여기에 부가세 10%와 공임비 등 유통 마진이 붙은 실제 소매가(살 때 기준)는 89만 원대를 훌쩍 넘겼다.

반세기 동안 무려 63배 폭등한 수치다. 같은 기간 짜장면 가격이 약 45~50배(200원→9,000원~1만 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금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거센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내고도 자산 가치를 130% 이상 초과 달성한 셈이다.

글로벌 시장의 온도계는 더 뜨겁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금 선물 가격은 1트로이온스(약 31.1g·8.294돈)당 4,328달러를 기록하며 역사적 고점을 다시 썼다.

귀금속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유례없는 금값 폭등은 금 자체의 가치가 올랐다기보다, 우리가 믿었던 '종이 돈'의 가치가 그만큼 휴지 조각에 가까워졌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결국 현재의 골드러시는 대박을 노리는 투자가 아니라, 화폐 가치 하락의 공포에서 탈출하려는 투자자들의 '생존 본능'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건설의 '호반' vs IT의 '아이티센'... 모기업 DNA가 가른 유통 전쟁

한국금거래소 및 삼성금거래소 실적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뉴스락편집]
한국금거래소 및 삼성금거래소 실적 추이. 자료 금융감독원 [뉴스락편집]

국내 금 유통 시장은 삼성금거래소(호반그룹 계열)와 한국금거래소(아이티센 계열)가 양분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회사의 모기업 성격이 유통 전략에 고스란히 투영된다는 것이다.

2020년 호반그룹(회장 김선규) 계열로 편입된 삼성금거래소(대표 최은주)는 건설업 특유의 '뚝심'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다.

80여 년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금 도매(B2B) 시장의 강자인 삼성금거래소는 최근 B2C 영역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호반그룹 편입 직후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쉐레’를 론칭하며 브랜드 고급화에 시동을 걸었고, 홈쇼핑과 온라인몰, 대리점 등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며 ‘프리미엄 금 거래소’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반면, 2018년 IT서비스 기업 아이티센그룹(회장 강진모) 품에 안긴 한국금거래소(대표 김윤모)는 '디지털 플랫폼'과 '웹 3.0' 기술로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에는 자사 플랫폼 '센골드'를 자신들이 주도해 설립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에 전략적으로 이관했다. 이는 110만 회원을 보유한 알짜 자산을 신생 거래소에 과감히 수혈함으로써, 단순 앱 운영사를 넘어 국가급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대주주이자 기술 파트너로 도약하겠다는 '빅 픽처'로 풀이된다.

대신 소비자 유통 혁신은 직거래 앱 '금방금방'으로 집중했다. 개인이 보유한 금을 30초 만에 비대면으로 감정받고 직거래할 수 있는 이 앱은 폐쇄적인 금 시장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계열사 크레더를 통해 실물 금과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GPC(Gold Pegged Coin)'를 발행, 금을 단순 보유 자산에서 이자가 발생하는 '디지털 금융 상품'으로 진화시키며 기술 기업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역대급 금값 상승에 힘입어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잔치를 벌였다.

한국금거래소는 지난해 매출 3조 9,197억 원, 영업이익 42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배 외형성장에 더불어 수익성은 3배 이상 폭증했다.

호반그룹 편입 이후 숨 고르기를 하던 삼성금거래소 역시 지난해를 기점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2022년 5.7억원의 영업손실, 2023년 손익분기점 수준(0.3억)에 머물렀던 실적은 지난해 영업이익 52억 원을 달성하며 완벽하게 턴어라운드했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60% 이상 급성장한 1조 7,135억 원을 기록했다.

"100만 원은 시작일 뿐"... 월가는 '5천 달러 시대' 기대

AI 이미지 생성. 자료 업계 취합 [뉴스락]
AI 이미지 생성. 자료 업계 취합 [뉴스락]

시장에서는 지금의 금값 고공행진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주요 기관들은 2026년까지 이어질 더 강력한 슈퍼 사이클을 예고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6년 말 국제 금값 목표치를 온스당 4,90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내 민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금 비중이 여전히 역사적 저점"이라며, 개인들의 추격 매수세(FOMO)가 붙을 경우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J.P. Morgan)의 전망은 더 공격적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탈(脫)달러' 금 사재기는 구조적인 흐름이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하며, 2026년 상반기 내에 '온스당 5,000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금 시장의 표준인 세계금협회(WGC) 역시 최신 전망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상수가 된 시대에 금은 선택이 아닌 필수 '보험'이 됐다"며 2026년에도 투자 수요가 성장할 여력(Room to grow)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글로벌 강세장은 국내 유통 공룡들의 질주에도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값 상승과 원화 약세(환율 상승)가 맞물리며 국내 금 가격의 상승 폭은 더 가파를 수 있다"며 "투명한 유통망과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한국금거래소와 삼성금거래소로의 시장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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