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는 줌인ㆍ구매욕은 줌아웃…구글 새광고

[AP신문 광고평론 No.1443]  ※ 평가 기간: 2025년 11월 28일~2022년 12월 5일

[AP신문 광고평론 No.1443]  구글이 픽셀 10 프로 캠페인을 공개했다. 사진 구글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 황지예 기자]  1443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구글이 지난 11월 24일 공개한 '구글 픽셀 10 프로' 광고입니다.

'구글 픽셀(Google Pixel)'은 구글이 직접 설계하고 제조하는 스마트 기기 브랜드입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2003)'에서 사랑에 빠진 소년을 연기했던 배우 토마스 브로디-생스터가 모델로 등장합니다.

광고는 '러브 액츄얼리'를 촬영했던 추억의 장소들을 방문하는 생스터의 동선을 따라 전개됩니다.

생스터는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우쭐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들은 생스터가 아닌, 구글 픽셀의 100배 줌을 이용해 저 멀리 있는 다른 피사체를 찍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감성적 접근만으론 통하지 않을때도 있다

김석용: 명작의 향수에 빠지게 한다. 제품은 제쳐두고…

이형진: 영리한 패러디

전혜연: 추억으로 열고 기술로 승부하는 유쾌한 설득

한서윤: 레퍼런스를 통해 기능을 보여주는 연말 광고

홍광선: 추억에는 줌인, 구매욕은 줌아웃

[AP신문 광고평론 No.1443]  구글 픽셀 10 프로 광고ⓒ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모델의 적합성에 7.2점을 부여하며 반가운 얼굴을 통해 영화의 추억을 되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명확성, 예술성 시각 부문과 호감도는 모두 7점을 받았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은 6.8점, 창의성과 예술성 청각 부문은 6.7점에 머물렀습니다.

총 평균은 6.9점의 양호한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시의성 높고 재치 있는 전개 돋보여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연말에 크리스마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대표격인 '러브 액츄얼리'를 소환해 시의성을 높였으며, 제품 기능을 재치 있게 녹여냈다고 분석했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443] 카메라에 말을 건네고 있는 생스터. 사진 구글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크리스마스 시즌에 '러브 액츄얼리'의 얼굴을 다시 소환한 선택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다. 추억을 자극하는 배우의 등장과 '매년 이곳에 온다'는 대사는 감정을 열어젖히며, 관객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그 뒤에 드러난다. 사람들의 시선이 스타를 향할 때, 스마트폰 픽셀의 시선은 더 멀리, 더 정확하게 포커스를 맞춘다. 이 반전의 순간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픽셀이 자주 구사하는 '관점 전환형 유머(Viewpoint Humor)'의 정교한 구현이다. 스타는 배경이 되고, 기술이 주인공으로 치고 올라오는 이 구조 속에서 카메라 성능은 설명 없이 강하게 각인된다.

이번 픽셀 광고는 익숙한 클리셰를 유쾌하게 뒤집는 위트와, USP를 정확히 찔러 넣는 전략적 감각이 결합된 작업이다. 감성과 기능이 동시에 살아나는, 보기 드문 밸런스를 갖춘 캠페인이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8.0)

'러브 액츄얼리'를 영리하게 패러디했다. 영화에서 드럼을 연주하던 아역 배우였던 토머스 브로디-생스터가 영화 속 상징적인 장소에서 자신을 찍는 사람들을 보며 내심 뿌듯해 하지만 알고 보면 사람들은 배우가 아니라 카메라 프레임 내 다른 요소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위트가 인상적이다. 그 과정에서 매직 지우개, 고퀄리티 줌 등을 통해 사진을 완벽하게 만들어두는 구글 픽셀폰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 이형진 평론가 (평점 7.9)

'러브 액츄얼리' IP를 빌리되, 향수 소환이 목적이 아니라 카메라 사용 장면에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장치로 쓴다. 또한 기능의 장점을 이야기 속 행동으로 증명한다. 농담과 오해의 연쇄로 시선 이동을 설계해, 제품이 장면을 '포착'하는 순간이 곧 자연스런 기능을 보여주는 순간이 된다. 연말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에 적합한 광고이며 자연스런 카메라 기능을 보여줄 수 있는 레퍼런스 선택이 돋보인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6.7)

결정적 차별점 제시 못해

그러나 제품 자체보다 배우나 영화가 더 강조돼서 아쉽고, 제품 기능적 측면에서 결정적인 차별점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다수입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443]  구글 픽셀 10 프로의 100배 줌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 장면. 사진 구글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국내에선 존재감이 희미하지만 꾸준히 좋은 캠페인을 펼치는 구글 픽셀이 크리스마스 광고를 내놨다. 모델은 무려 '러브 액츄얼리'의 드럼 치던 그 꼬마,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다.

2018년 맥컬리 컬킨을 소환한 '나 홀로 집에' 어시스턴트 광고의 대성공을 재현하고 싶었던 걸까. 구글은 또다시 추억의 IP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전작이 영화의 서사 속에 제품 기능을 기가 막히게 녹여냈던 반면, 이 광고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짙다.

추억의 배우를 등장시켜 향수를 자극하는 덴 성공했지만, 그 향수라는 감성적 도구와 '카메라 줌 기능'이란 이성적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한다. 또한 카메라의 줌 기능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절대적인 스펙인 게 아니라면, 이 추억과 향수를 통해 경쟁사로부터 어떤 차별적 가치를 쟁취해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추억에 묻어가는 광고'에 머물렀을 뿐, 픽셀폰만이 줄 수 있는 '기능적 통찰'을 제시하지 못한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7.4)

예전 명작의 향수와 현재의 기술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버무린 솜씨가 돋보인다. 모델 등장부터 눈길을 잡고, 영화, 명장면, 배우들, 크리스마스 등 영화를 관람하던 경험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대상이 모델이 아니라는 반전도, 거리상 먼 피사체를 끌어당기는 기술력도 스토리로 충분히 전달된다. 영상 분위기가 따뜻한 연말 속 풍성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전세계에서 흥행한 영화를 지렛대로 삼은 설정 덕분에 쉽게 화제를 얻고, 개개인별 감성을 자극하기에도 효과적이다.

다만 광고적 효과는 의문이다. 배우보다 배경에 집중하게 만드는 영상처럼, 100배 줌보다 배우에 눈길이 가고, 구글폰보다 영화에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에 화제의 중심에서 구글폰이 밀려날 듯한 우려가 있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6.4)

감성 중심의 스토리텔링을 택해, 픽셀 10 프로를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닌 '순간을 기록하는 도구' 이상의 존재로 포지셔닝 했다. 좋은 장면 하나, 기억하고 싶은 순간 하나를 영화처럼 남길 수 있단 제안이 소비자 감정에 직접 닿는다.

다만 이 시장에서 사용자는 기능뿐 아니라 높은 신뢰도와 명확한 차별화를 원하기 마련인데, 느낌과 분위기에 기대는 광고인 만큼 기능 비교 우위나 객관적 메리트 전달은 다소 약하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5.0)

이형진 평론가는 "타깃들의 연령을 고려하면 20여년 전의 영화를 패러디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 구글 픽셀 10 프로  

 ▷ 모델 : 토머스 브로디생스터 마틴 맥커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