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재차 불거지며 하방 압력…"변동성 장세 보일 것"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15일 코스피는 꺼질 만하면 다시 불거지는 인공지능(AI) 거품론 속에서 이번 주 줄줄이 예정된 미국 고용지표를 주시하며 경계심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직전 거래일(1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6.54포인트(1.38%) 오른 4,167.16에 거래를 마감했다.
11일(미국 동부시간) 미국 증시가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에도 주도주를 중심으로 선전했고, 특히 브로드컴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를 발표하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반면 12일 뉴욕증시는 또다시 AI 산업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며 3대 주가지수가 약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5.96포인트(0.51%) 밀린 48,458.0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73.59포인트(1.07%) 떨어진 6,827.41, 나스닥종합지수는 398.69포인트(1.69%) 급락한 23,195.17에 장을 끝냈다.
브로드컴의 '솔직한' 발언이 촉매제가 됐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설명회에서 "1분기 비(非) AI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변동이 없다"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AI 매출이 비 AI 매출보다 총 마진이 더 작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를 'AI 산업이 생각보다 돈이 안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미래에셋증권[006800] 김석환 연구원은 "브로드컴의 AI 사업 매출 전망이 투자자들의 실망을 초래하며 AI 반도체와 관련된 여러 종목에 매도세를 가중했다"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최대 5% 하락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기술주에서 주도주로 순환매 흐름을 보이면서 방향성을 탐색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으로 발표가 지연됐던 미국 비농업 고용 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도 이번 주 중 나올 예정이어서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다.
주 후반 있을 마이크론 실적 발표도 증시 방향성을 정할 주요 이벤트로 꼽힌다.
대신증권[003540]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의 현재 상황은 사이클상 어디에 있는지 평가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AI 거품 논란을 종식할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039490]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AI 주가 급락 여파 속 미 실물지표와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발언, 마이크론 실적 등으로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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