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5% 증가한 318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3분기 평균 성장률(7%)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AI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가 성장을 주도했다. 시장조사업체 Omdia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2025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1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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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은 2024~2025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에서 2026~2027년 서버 메모리 전반으로 확장되며 ‘역대급 쇼티지(공급 부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추론(Inference) 워크로드가 빠르게 늘어나고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AI 서비스 상업화가 본격화하면서 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eSSD 수요가 동시에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AI 모델 학습 단계에서는 HBM이 핵심이지만, 추론 단계로 넘어가면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서버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이 같은 수급 구조 변화로 반도체 시장이 기존 ‘슈퍼사이클’을 넘어 ‘메가사이클’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2026년 HBM4 가격은 제품별 사양에 따라 HBM3E 대비 28~58%의 프리미엄이 예상된다. 내년 HBM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69조원으로, 금액 기준 비중은 HBM4가 55%, HBM3E가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3분기부터는 HBM4가 HBM3E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생태계도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엔비디아와 AMD의 GPU 중심이던 구조가,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AI 반도체(ASIC)로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다. GPU와 ASIC 비중은 2025년 7대3에서 2027년에는 5대5로, ASIC 비중이 절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환경 변화의 최대 수혜주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반도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빅테크 업체 중심의 다변화된 ASIC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2026년 HBM 출하량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할 것”이라며 “HBM 점유율도 올해 16%에서 내년 35%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는 글로벌 최대 D램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D램 업체 가운데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다”며 “AI 메모리 메가사이클 진입과 함께 극단적 저평가 해소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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