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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미국 및 유럽 주요국과 종전안 논의를 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온라인 음성 메시지 왓츠앱을 통한 질의응답에서 “처음부터 우크라이나의 바람은 실질적인 안전 보장을 위한 나토 가입이었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이 방향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미국으로부터의 나토 5조(집단 방위 조항)에 준하는 보장, 유럽 국가들 및 캐나다,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안전 보장이 러시아의 또 다른 침공을 막을 수 있는 기회”라면서 “우리로선 이미 타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안전보장은 법적 구속력을 갖춰야 하며 미 의회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런가 하면 그는 미국과 러시아의 영토 양보 요구는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철수시키고 이 지역을 비무장 자유경제구역으로 둘 것을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현 전선을 기준으로 한 휴전이 공정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미 유럽동맹 최고사령관 등과 만났다. 회의는 5시간 이어졌다.
드미트로 리트빈 대통령실 홍보 보좌관은 “당국자들은 현재 종전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15일 아침 회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논의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ZDF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안보 보장을 대가로 나토 가입 목표를 포기하겠다는 제안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과거 안보 보장에 의존했다가 쓰라린 경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에 따라 미국·러시아·영국으로부터 영토 보장을 받는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대로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안전이 보장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미국의 실질적 관여가 없는 단순한 안보 보장은 별다른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같은 날 자국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종전협상과 관련해 “장기적 해법을 두고 다양한 선택지를 논의했지만, 한국식 옵션은 절대로 논의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종전안 논의에서 도네츠크주를 한반도식 비무장지대(DMZ)로 만드는 방안이 거론됐다는 서방 언론들의 보도를 반박하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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