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CPU 구매? 직구로 인한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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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CPU 구매? 직구로 인한 득과 실

위클리 포스트 2025-12-15 01:05:00 신고

3줄요약

CPU는 눈에 띄는 부품이 아니다. 화려한 LED도 없고, 박스에 적힌 문구를 제외하면 자랑할 만한 특징도 없다. 심지어 박스도 그래픽카드나 메인보드와 비교하면 쥐똥만하다. 그럼에도 CPU는 PC의 본질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작은 문제만 생겨도 쌩생 돌아가던 게임이 멈추고, 작업 과정에 문제를 일으키기에 급기야 하루치 기분을 망치는 주범도 된다.

그렇지만, 구매시에는 크게 주의하지 않게 되는 부품이다.

과거와 달리 제조 난이도가 높은 고도 기술집약적인 부품이기에 복제라는 것이 높은 확률로 성립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25년 한해를 마치는 지금까지 정품이냐 정품이 아니냐의 논란은 진행형이다. 겉으로 봐서는 같지만, 따져볼 수록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계속 등장하는 것이 바로 시피유 라는 제품을 옥죄이는 숙명인 탓이다.


그점에서 AMD 라이젠을 두고 “정품을 써야 하는 이유”를 정리해봤다.
얄팍한 훈계라 받아들여도 그건 어쩔수 없다. 단지 성향의 문제이기에

라떼는 부품 하나만 잘못 사도 동네 컴퓨터 가게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클릭 몇 번이면 주문 다음 날 도착하는 세상인데다가, 조립도 무척 쉽고 간단하다. 박스를 열고 지정된 위치에 장착 이후에는 BIOS가 알아서 잡아주기에 사용자가 할 일은 없다. 그렇기에 만일 문제가 생겼을 때의 번거로움만큼은 오히려 더 커졌다.

그 이유를 잘근잘근 씹어보자.


직구는 죄가 아니다. 하지만 대가는 따른다.




PC 고장은 늘 교묘하다. 특히 CPU 관련 문제는 더더욱 그렇다. ‘CPU가 고장 났다’는 문장이 실제로는 가장 늦게 등장한다. 처음엔 대개 이런 식이다. 게임이 가끔 튕기고, 브라우저 탭이 멈칫하며, 작업 중 저장이 늦어진다. 어느 날은 부팅이 두 번 세 번 반복되고, 또 어느 날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멀쩡하다. 이쯤 되면 사람은 자책부터 한다. “내가 뭘 잘못 만졌나?” “설정을 건드렸나?” “윈도우가 또 말썽인가?” 급기야 판매점에서 불량품을 보낸 것인가? 라고 엄한데 화풀이도 한다.

여기서부터가 함정이다.

CPU는 시스템의 핵심이지만, 증상은 매번 다르다. 메모리가 문제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래픽카드가 주범인 것으로 느껴지기도하며, 메인보드 문제처럼 위장하기도 한다. 라떼는 애매한 상황이면 제일 흔한 처방이 “뽑았다 꽂아봐”였다. 소박한 처방이 통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요즘 PC는 얽히고설킨 매듭이 많다. DDR5 메모리 설정, BIOS 업데이트, 전력 관리, 드라이버와 운영체제의 조합까지 ‘그냥 다시 꽂으면 된다’고 끝낼 수 있는 경우가 점점 줄어든다.

그러면 결국 사용자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규명을 해야 한다. 생각보다 난해한 과정이다. 원인을 추적하기 까지 부품을 하나씩 바꿔 끼워야 하고, 테스트 시간도 소요되며, 무엇보다 그 시간동안 PC 사용은 잠정중단된다. 회사원이라면 일과 이후 귀가 후 밤늦게 재부팅을 반복하고 그래도 안되면 주말로 미뤄놓고, 주말이 되어서야 원인을 찾는다. 그러다가 안되면 커뮤니티 빌런18+와 같은 IT 커뮤니티 글을 뒤지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공모한다.

그러다 마침내 결론을 내린다. “이건 CPU가 문제다.”
자, 바로 이 순간부터 ‘정품’의 의미가 보다 명확해진다.

정품이 주는 첫 번째 효용은 문제에 대해 일정기간 책임을 진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로 의뢰할 지? 무엇을 제출해야 하는지, 어떤 절차로 처리하는지. 모든 과정에 명세서로 정리돼 있다는 점은 정품을 사용했을 때 주어지는 혜택이다. 많은이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CPU는 고장이 잘 안 나니까 굳이?” 맞다. 잘 안 난다. 그런데 세상 이치가 그렇다. 안 생길 땐 다 똑같아 보이지만, 생기면 그때부터는 다르다. 마치 비가 오기 전엔 우산의 차이를 모르다가, 쏟아지는 빗속에서 손잡이와 살대의 튼튼함을 깨닫듯이.

정품이 아닌 경로, 이른바 그레이 유통이나 혹은 테무나 알리를 통한 직구 구매는 평소엔 유혹적이다. 가격이 더 저렴해 보이는 점에 주로 끌린다. 설명도 그럴듯하며, 사진도 정품과 같다. 중고를 사건 새것을 사건 “새상품” “미개봉” “정상 작동 확인” 같은 문구는 무시하기 힘든 배경이다. 하지만 문제는 늘 사후에 드러난다.

정작 고장이나 이상 증상이 생겨 의뢰하면 대화가 길어진다. “그건 병행이라서요.” “그건 벌크라서요.” “유통 라인이 달라서요.” “스티커가 없네요.” “제조사 RMA를 의뢰…” 그리고 가장 곤란한 말이 마지막에 돌아온다. “처리가 어렵습니다.”

라떼는 동네 가게 주인이 물건을 팔면 끝까지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땐 시장이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고, 거래도 단순했다. 지금은 구조가 다르다. 판매자와 유통과 제조가 분리되어 있고, 그 사이에 다양한 경로가 개입한다. 다소 복잡함 속에서 소비자가 기대어야 할 것은 도의가 아니라 보증이다.


▲ 알리에서 직구로 구매한 AMD 라이젠 시피유. 판매자는 잠적했고 RMA도 거절된 상품


정품은 보증을 법적으로 보장받지만, 비정상 경로를 통해 유통된 제품은 법의 테두리 밖에 위치한다. 결국 사용자는 스스로 문제를 규명하고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나 대다수는 포기한다. 난 분명 돈을 지불했으며, 단지 직구라는 방식을 택했을 뿐, 사용법에는 하등 문제가 없었음에도, 하소연할 길이 없다. 세상에 억울한 일이란 대개 여기서 생긴다.

두 번째 효용은 시간이다. 정품을 쓰면 문제가 ‘안 생긴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건 누구도 못 한다. 다만 정품을 쓰면,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CPU 문제는 대개 애매모호하다. 게임은 ‘잠깐’ 멈추면 되지만, 작업은 그렇지 않다. 파일 하나 날아가면 하루가 날아가고, 마감이 밀리면 신뢰가 밀린다. 그러니 정품은 사실상 내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규명할 것이 아닌 유통사가 확인져주고, 제조사가 보증해준다. 그 과정에 나의 개입은 불필요하다. 사용자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데, 시피유 문제 같아요' 라는 한 마디면 된다.

세 번째 효용은 안정성이다. AMD 라이젠은 “플랫폼 경험”으로 사용하는 시대다. 메인보드 BIOS, 메모리 프로파일, 칩셋 드라이버, 운영체제 업데이트와의 궁합까지 모든 과정에 영향을 받는다. 최신 세대 플랫폼일수록 초기에는 변수가 많다. 어떤 보드는 특정 메모리와 궁합이 까다롭고, 어떤 환경에서는 절전 모드 복귀가 더딜 수도 있다. 이때 사용자가 기대는 마지막 동아줄은 문의다. 정품은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처리가 되는지, 어떤 형태로 지원을 받는지 처리과정이 명확하다. 사실 PC 트러블은 기술의 싸움이면서 동시에 멘탈의 싸움이다.

네 번째 효용은 당근거래다. 요즘 사용자는 업그레이드를 더 자주 한다. CPU도 예전처럼 한 번 사서 끝까지 우려먹는 시대가 아니다. 그러니 나중에 중고 거래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정품”은 상대적으로 우대한다. 정품 박스와 구매 영수증, 유통 스티커와 보증 가능 여부만 확인되어도 몇 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과거 중고 거래는 “사람을 보고” 거래하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구매 이력”을 따진다. 기록이 있으면 말이 짧아지고, 말이 짧아지면 거래가 깔끔하다. 이것도 비용 절감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결국 정품은 ‘안정성’ 얘기뿐이네? 성능은 똑같잖아.”


▲ 한국 시장에 AMD 정품 시피유는 대원CTS와 제이씨현시스템을 통해 공급된다.


맞다. 정식 유통 제품이라고 직구 제품 보다 빠른 건 아니다. 하지만 PC라는 물건은 속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성능은 기본이고, 신뢰는 사후 서비스로 판가름난다. 그러한 CPU에 문제가 생기면 시스템 운용에 문제가 생기고, 업무용이라면 생업에 제동이 걸린다. 그러니 CPU만큼은 ‘조금 저렴한’ 가격에 치중하기 보다는 정품 여부 확인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정품을 고르는 일은 어떻게 ‘생활화’할 수 있을까. 별것 아니다.

구매할 때 몇 가지만 습관처럼 챙기면 된다. 정식 유통사가 취급하는 제품인지 확인하고, 구매 증빙을 남기고, 너무 싼 가격에는 한 번 더 이유를 묻고, 새상품이라면 정품 유통사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예부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했는데, PC에서는 그 말이 유난히 자주 들어맞는다.

** 편집자 주 = "속도 전성시대, 하지만 비정품은 모든 과정이 느리다."
세상은 편해졌고, 물건은 빨리 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문제 해결은 더 복잡하다. 어쩌면 그게 현대의 아이러니다. 선택지는 늘었지만 책임은 모호해졌고, 가격은 다양해졌지만 출처는 더 교묘해졌다. 그래서 정품에 대한 인식이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오래전 컴퓨터가 한 번 말썽을 부리면 그날 밤은 그냥 뜬 눈으로 해결책 마련에 날린 기억이 있다. 지금은 더 그렇다. 우리는 예전보다 더 많은 일을 PC에 맡기고, 더 빠른 속도로 살며, 더 촘촘한 일정을 소화한다. 그러니 CPU만큼은 ‘혹시나’를 줄이는 선택이 어리석지 않다. 오히려 현명하다. 당장은 돈을 조금 아낄지 몰라고 뜻하지 않게 손해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결정적으로 정품은 든든한 보증이라는 보험이 함께 한다.
당연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품의 값어치는 이미 절반을 해낸 셈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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