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할 때 가장 흔하게 겪는 실패 중 하나가 오징어볶음에서 물이 흥건하게 생기는 경우다.
오징어 볶음 자료사진 / ulsan._.bear-shutterstock.com
분명 양념은 제대로 했는데, 막상 불 위에 올리면 국물이 생기고 오징어는 질겨지며 채소는 물러진다. 집에서 만든 오징어볶음이 식당 맛을 못 따라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수분 관리’에 있다. 물기 없는 오징어볶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념보다 조리 순서와 재료 손질이 훨씬 중요하다.
오징어볶음에서 물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오징어 자체에서 나오는 수분, 둘째는 채소에서 빠져나오는 물, 셋째는 양념을 한 번에 넣으면서 발생하는 수분이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잡아야 물기 없이 맛이 살아난다.
먼저 오징어 손질이 핵심이다. 손질한 오징어는 반드시 키친타월로 겉면의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씻은 뒤 바로 조리하면 오징어 표면에 남은 물이 팬에서 끓어오르며 수분을 만든다. 여기에 더 중요한 과정이 있다. 오징어를 썰어놓은 뒤 소금 한 꼬집을 뿌려 5분 정도 두었다가 다시 한 번 물기를 닦아내는 것이다. 이 과정은 삼투압으로 오징어 속 일부 수분을 빼내는 역할을 한다. 소금 맛이 배는 것이 아니라 수분만 빠지기 때문에 맛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징어볶음 자료사진 / photohwan-shutterstock.com
채소도 마찬가지다. 양파, 양배추, 양파는 수분이 많은 재료다. 특히 양파는 볶는 순간 단맛과 함께 물을 대량으로 배출한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채소를 볶음용으로 쓸 때는 미리 팬에 한 번 볶아 수분을 날린 뒤 따로 덜어두는 것이다. 생채소를 오징어와 동시에 넣는 순간 팬 안은 수분 지옥이 된다.
불 조절 역시 중요하다. 오징어볶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센 불이 기본이다. 불이 약하면 오징어는 익으면서 물을 내고, 그 물에서 다시 삶아지는 구조가 된다. 센 불에서 짧은 시간에 볶아야 오징어 표면이 빠르게 코팅되면서 수분이 안으로 갇힌다. 집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탈까 봐’ 불을 줄이는 것이다. 오징어볶음은 타기 전에 완성돼야 정상이다.
조리 순서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팬을 충분히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르고 오징어만 먼저 볶는다. 이때 양념을 넣지 않는다. 오징어가 말리듯이 오그라들며 표면이 살짝 색이 변할 때까지 볶은 뒤, 잠시 팬 한쪽으로 밀어둔다. 그다음 빈 공간에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설탕을 넣어 기름에 먼저 볶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양념이 기름 코팅을 입어 물에 풀리지 않는다. 이게 물기 없는 볶음의 핵심 기술이다.
오징어볶음 자료사진 / photohwan-shutterstock.com
양념이 끓기 시작하면 미리 볶아둔 채소를 넣고 빠르게 섞는다. 마지막에 오징어와 채소를 한 번에 뒤집듯 섞어내면 된다. 간장은 가장 마지막에 소량만 넣는다. 간장을 초반에 넣으면 수분이 즉시 생긴다. 불을 끄기 직전 참기름과 후추를 더하면 향이 살아난다.
또 하나 중요한 팁은 팬 선택이다. 코팅 팬보다는 무쇠팬이나 스테인리스 팬이 유리하다. 열 보존력이 높아 재료를 넣어도 팬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다. 팬 온도가 떨어지면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고 고인다.
마지막으로 오징어를 너무 오래 볶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징어는 2~3분만 지나도 질겨지기 시작한다. 물기 없는 오징어볶음의 완성은 ‘짧고 강하게’다. 수분을 제거하고, 순서를 지키고, 센 불을 유지하면 집에서도 충분히 식당처럼 꾸덕한 오징어볶음을 만들 수 있다. 양념 비율보다 조리 과정이 맛을 결정한다는 점만 기억해두면 실패할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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