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기업들이 보완 입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매출액 5000억 원 이상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개정 노조법 시행 관련 이슈 진단을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87%가 노란봉투법이 노사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매우 부정적 영향’이 42%, ‘다소 부정적 영향’이 45%로 나타나 기업 현장의 우려가 심각한 수준임이 확인됐다. 반면 ‘긍정적 영향’을 예상한 기업은 단 한 곳(1%)에 불과했다.
노사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주된 이유(복수응답)로는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청과 과도한 내용의 요구 증가’(74.7%)와 ‘법 규정의 모호성으로 인한 실질적 지배력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 증가’(64.4%)가 가장 많이 꼽혔다. 개정 노조법의 핵심인 ‘사용자 범위 확대’와 관련해 기업들은 ‘법적 분쟁의 급증’을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했다. 사용자 범위 확대로 인한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77%가 ‘실질적 지배력 판단 기준이 모호해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에 대한 법적 갈등 증가’를 꼽았다. 또 ‘원청이 결정 권한이 없는 사항을 교섭 안건으로 요구’할 것이라는 응답도 57%에 달했다.
손해배상 규정 변경이 가져올 변화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대해서는 59%가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한 면책 요구 증가’를 예상했다. 이어 ‘쟁의행위 이외의 불법행위 증가’(49%)와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 증가’(4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기업의 99%는 개정 노조법의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 보완입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보완입법이 필요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단 한 곳(1%)에 불과했다. 가장 시급한 보완입법 방향(복수응답)으로는 ‘법적 불확실성 해소 시까지 법 시행 시기 유예’(63.6%)가 높았고 이어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경영상 판단 기준 명확화’(43.4%), ‘사용자 개념 명확화’(42.4%) 등 순이었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내년 3월 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 현장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정부와 국회가 기업들의 이러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법 시행 유예를 포함한 보완입법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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