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에서 장애 학생들에게 적합한 수업환경과 교육 지원체계가 확립된다면,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하남시 교육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남이 다른 지자체가 부러워하는 ‘명품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근 하남지역에 장애 학생들의 정당한 학습권리 추구와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부모들의 의지를 하나로 모은 부모연대가 공식 출범했다.
그 중심에 선 이가 고은정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하남시지회장(46)이다.
그가 중책을 맡기까지는 고민이 많았다.
공예 미술학과를 전공하고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고 지회장은 장애 자녀를 만나기 전까지 정교사를 꿈꿔 왔다. 하지만 자녀에게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요구되면서 결국 꿈을 접어야 했던 아픔 속에 항상 그에게는 아이가 먼저가 돼 버렸다.
4년 전, 서울에서 위례로 이사 온 그는 아이를 맡겨야 할 학교특수반이 이미 포화돼 있고 실무사는 부족한 현실과 마주했다.
복지관마다 장애인 프로그램이 있는 줄 알았지만 이용하려면 차로 30분 움직여야 가능했고 이런 어려움은 지역 내 장애인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공통된 불편인 점을 확인했다. 그가 하남시 부모연대의 선봉장을 자처한 이유다.
다른 부모들의 지원과 격려 속에 연대가 출범하면서 내년 사업도 힘차게 설계 중이다.
무엇보다 고 지회장은 복합특수학급 설치에 전력할 방침이다.
복합특수학급은 일반학교 내 전일제 특수학급이자 경기특수교육청이 추진 중인 사업으로 만족도가 높아 현재 12개 지역에 59학급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하남시는 특수학교가 1개뿐으로 중증장애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원거리 통학을 하거나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 지회장의 방침은 이러한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그는 발달장애의 경우 경계성부터 중증장애까지 다양하고 각자 필요한 학습지원이 다른데, 하남지역 내 중증장애학생은 갈 곳이 없고 뇌병변과 지체장애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 환경과 시설 또한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고 지회장은 구도심 내 유휴 교실이 많은 학교가 있어 관계기관의 의지만 있다면 빠르게 복합특수학급 설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장애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그 수가 소수일지라도 깊은 협조와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수준의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이 제공돼야 하듯, 장애 학생에게는 개별 장애 특성에 최적화된 교육 및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장애 자녀는 세상에서는 꼴찌일 수 있지만 모두 강점과 감정을 가지고 있고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고 나를 인정해 주고 위해 주는 사람을 분별한다”며 “하남시에서 그 강점이 살아나고 약점은 지원받으며 동행하는 여정이 되길 소망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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