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Art Miami Context 2025(아트마이애미 2025)’에서 한국 서양화가 조로사의 신작 두 점이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중 '라퓨타_6'는 비누방울과 이끼라는 단순한 소재를 통해 생명과 시간, 순간과 영원의 공존을 화면에 담았다.
작품 속 거대한 비누방울 안에는 부유하는 섬이 자리하며, 이끼로 뒤덮인 암석과 폭포, 떠다니는 비누방울이 초현실적 공간을 구성한다. 작가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라는 이끼로 생명의 지속성을,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비누방울로 덧없음을 표현하면서, 두 요소가 하나의 생명 순환 속에서 공존하도록 했다.
화면은 상단의 밝은 하늘과 하단의 어두운 심연을 수직으로 배치하고, 중심부 황금빛 ‘빛의 문’을 통해 희망과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질감의 대비와 공간의 역동적 구성, 색채의 전략적 운용을 통해 지속성과 순간성, 현실과 이상이라는 긴장을 정교하게 전달한다.
'라퓨타_6'는 사실주의적 묘사와 초현실주의적 공간 구현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유화의 물성을 세밀하게 제어하여 이끼의 질감과 비누방울의 투명성을 동시에 구현한 점, 상반된 질감과 색채 대비로 시간과 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 점이 주목된다. 일부 컬렉터와 큐레이터는 작품이 관람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심리적 여유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조로사의 작업은 초현실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독창적 모티프를 통해 자신만의 상징체계를 구축한다. '라퓨타_6'는 기술적 완성도와 철학적 깊이를 갖춘 동시대 회화로, 현실과 꿈, 생성과 소멸이 하나의 조형적 리듬 속에서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트마이애미는 1989년 시작돼 35년간 마이애미 아트위크를 대표하는 페어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비스케인 베이의 헤럴드 플라자에서 런던, 파리, 서울 등 전 세계 주요 갤러리가 참가한 가운데 수만 명이 방문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