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광고평론 No.1442] ※ 평가 기간: 2025년 11월 28일~2022년 12월 5일
[AP신문 = 황지예 기자] 1442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애플이 지난 11월 24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아이폰 17 프로에 내장된 A19 프로 칩의 베이퍼쿨링 기능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달리는 사람에 묘사합니다.
주인공은 전속력으로 달리며 피아노를 치고, 또 다른 손으론 큐브를 맞추며, 거대한 벽을 파괴하고 질주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음악과 함께 아이폰 17 프로 라인업을 소개하며 끝이 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국나경: 애플다운 '압축의 미학'
김석용: 설명 대신 비유가 만든 강렬한 이해
이형진: 어려운 것을 쉽게 풀어내는 게 광고가 하는 일
전혜연: 상징은 크지만 기술 서사는 비어 있는, 애플식 초인의 역설
한서윤: 스펙을 외치지 않고 기준을 세운, 감각적 광고
홍광선: 기술을 본능적으로 전달하는 애플만의 광고적 기술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예술성 시각 부문에 7.3점, 명확성에 7.2점을 부여하며 애플 특유의 감각적인 광고가 완성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이 7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창의성은 6.8점, 예술성 청각 부문과 호감도는 6.7점을 받았습니다.
총 평균은 6.9점으로 양호한 점수에 머물렀습니다.
기능을 감각적 비유로 전달하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신제품의 기능 하나에 집중해 이것을 시청각적 요소를 부각시켜 전달하는 애플이 주특기가 이번에도 효과적으로 발휘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기능을 상징적이면서 실험적인 연출로 전달한다. 이런 방식의 연출은 다양한 광고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이번 아이폰 광고만큼 추상적인 기술을 유효하게 전달하는 사례는 떠올리기 힘들다.
이번 아이폰 광고가 매력적인 이유는 명료하다. 우리 모두에겐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고사양 게임을 돌리거나 무거운 작업을 할 때 스마트폰이 뜨거워지고, 그로 인해 화면이 버벅대던 경험. 아이폰은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든다. 당신의 폰이 뜨거워져서 느려질 일은 결코 없다는 안도감을 시청각적으로 전달한다. 비주얼은 뜨겁고 치열하지만, 그 끝에 남는 감각은 서늘할 정도로 쾌적하다.
기술이 주는 혜택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내부의 열 관리 시스템을 이토록 직관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린 건 놀라운 크리에이티브다.
- 홍광선 평론가 (평점 8.7)
칩 성능 저하의 주된 원인인 '열' 관리'를 소재로 내세웠다. 구체적 기술을 알기 쉽게 풀어내기 위해 강력한 은유를 사용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칩의 성능을 단순히 수치로 나열하는 대신, '사람으로 치면 초인적인 힘입니다'란 카피로 솝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과장된 연출을 통해 '열 관리'가 된 칩의 성능을 보여준다. 짧고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신제품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성공적으로 부각시킨 효과적인 광고다.
- 이형진 평론가 (평점 8.0)
반복되는 형식…한계 느껴져
그러나 애플 광고가 계속 비슷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기능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고, 극단적으로 세공된 모션과 사운드, 전형적인 클린 컷 편집으로 '성능 그 자체'를 체감하게 만든다. 기술을 감성적으로 미니멀하게 전달하는 애플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새로움 측면에선 반복적 형식의 한계도 느껴진다. 그럼에도 브랜드 파워를 견고하게 보여주는 교과서적 하이엔드 브랜딩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 국나경 평론가 (평점 5.7)
메시지는 한 줄로 끝난다: 'A19 Pro 칩의 지속 성능'. 미니멀한 어휘·리듬 속에서 계속 뛰는 사람을 보여주며 기능을 감각적으로 체감하게 한다.
다만 핸드폰 시장이 'AI·줌·센서'로 요동치는 가운데, 계속해서 이런 감각적인 광고만을 보여주는 게 기능 경쟁이 치열해지는 동종업계 환경에서 언제까지 얼마나 강한 신뢰를 줄 지 의문이다.
- 한서윤 평론가 (평점 6.8)
기술 매력도 떨어져
또한 광고 속 다뤄진 기능의 효용이 소비자에게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도 다수입니다.
초인적인 힘이란 비유는 직관적이지만, 그 비유가 지탱해야 할 기술적 근거는 끝내 비어 있다. 인간의 능력을 칩의 성능에 투사하는 방식은 애플이 자주 사용해온 안전한 프레임이지만, 이번엔 그 프레임 안에서 놀라움도, 설득도, 긴장도 발생하지 않는다.
A19 프로 칩의 진짜 강점인 연산 능력, 효율성, 구조적 혁신 그 어느 것 하나 소비자가 '와, 그래서 뭐가 달라졌지?'라고 느낄 만한 지점까지 도달하지 않는다. 연출은 상징을 과도하게 끌어올리는데, 정작 그 상징을 떠받칠 기술 서사는 너무도 얇게 깔려 있다. 결과적으로 애플이 자랑해야 했던 압도적 성능은, 상징과 은유의 과포장이 만든 '멋있기만 한 공허함' 속으로 미끄러진다.
압도해야 할 순간이 무난하게 지나가고, 기술의 전율은 형식미 속에 희석된다. 이번 애플 광고는 초인을 말하지만, 정작 광고 자체는 초인적이지 않은 모순을 남긴다.
- 전혜연 평론가 (평점 5.0)
비유법과 나비효과가 한 속성의 기능적 효과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적이다. 덕분에 '베이퍼 쿨링'이나 'A19 칩'이란 어려운 속성을 쉽게 이해시키고 있다. 우선, 뜨거운 사막을 달리는 사람에게 떨어진 비 한 방울이란 비유가 폰의 상황과 필요성을 쉽게 이해하게 한다. 비 한방울이 닿은 이후 나비효과같은 과장법도 강렬하다. 멀티 태스킹과 파워를 재미있고 명확하게 전달한다. 생경한 비주얼로 눈길을 잡고, 소구 포인트가 명확하다. 속성 하나에만 집중한 선택 때문에 가능한 광고적 표현과 효과가 아닐까 싶다.
다만 그 속성이 A19 칩이란 점은 의아하고 아쉽다. 기술적 성능은 이해가 되지만, 고객 입장에서 혜택이 체감되지는 않는 한계가 있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7.5)
■ 크레딧
▷ 광고주 : 애플 아이폰 17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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