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엔 SK하이닉스 9조원 포함해 역대급 14조원 순매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지난달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는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11일 코스피 시장에서 3조302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4조4천25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6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는데, 올해 마지막 달에 다시 매집에 나선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은 순매수 기준 삼성전자[005930](9천322억원), SK하이닉스[000660](7천956억원), 현대차[005380](4천215억원), 에코프로[086520](3천757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2천158억원) 순이었다.
지난달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일면서 SK하이닉스를 약 8조7천억원, 삼성전자 2조2천억원가량을 순매도한 흐름을 거꾸로 뒤집은 것이다.
외국인의 '컴백'은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현황에서도 관찰된다.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1∼10위를 보면 9개가 미국·중국 등 해외시장을 추종하는 상품이었고, 유일하게 한국 증시와 연관된 상품이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었다.
순위별로 보면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에 이어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2배로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두 번째로 많이 샀다.
그 다음으로는'TIGER 차이나항셍테크',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등 순이었다.
그러나 이달 1∼11일 순매수 현황을 보면 KODEX 레버리지[122630](347억원), TIGER 200[102110](226억원) 등이 나란히 1,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상위 10개 종목에서 7개가 국내 증시를 기초지수로 삼는 상품이었다.
이와 반대로 지난달 9조2천87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은 이달 들어서는 5조4천970억원 규모에 달하는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김재승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다시 담기 시작한 데는 'AI 버블론' 파장이 초반보다는 비교적 잦아들고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 전후로 움직이며 과거보다 변동성이 약해진 것을 배경으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11월 AI 버블론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가 이달부터는 진정될 것 같고 거기에 더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이 달러 인덱스(가치)에는 약세로 작용하면서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연초 외국인이 더 들어올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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