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비록 현재 경기력은 최악이지만, 모하메드 살라는 리버풀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전설이다.
1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2025-2026 PL 16라운드를 치른 리버풀이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에 2-0으로 이겼다. 리버풀은 승점 26점으로 리그 6위까지 올라섰다.
최근 살라는 경기에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웨스트햄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벤치에서 출발했다. 이 중 웨스트햄, 리즈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는 아예 뛰지도 못했다.
살라는 리즈전 3-3 무승부 이후 폭탄발언으로 구단과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듯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통해 “90분 내내 벤치에 있어야 했다. 벌써 3번째 벤치에 앉았다. 내 커리어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너무 실망스럽다. 난 리버풀을 위해 정말 많은 걸 해왔다. 왜 내가 벤치에 있는지 모르겠다. 리버풀이 나를 버스 밑으로 던진 것 같다”라며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안필드에 있을 것이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가게 될 것이다. 대표팀에 합류하고 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아르네 슬롯 감독과 불화도 넌지시 내비치며 이적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살라의 발언에 대해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는 물론 2000년대 PL의 왕으로 군림한 티에리 앙리도 그 표현 방식이 부적절했음을 지적했다. 슬롯 감독도 살라를 인테르밀란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징벌성 명단 제외로 살라의 항명에 대응했다.
그래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였던 브라이턴전에는 살라가 출전시간을 부여받았다. 전반 26분 부상당한 조 고메스를 대신해 일찌감치 경기장에 투입됐다. 살라는 벤치로 내려가기 전 경기들에서 무리한 드리블로 경기 템포를 잡아먹거나 욕심이 어린 슈팅을 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자주 펼치며 팀 공격에 도움을 줬다.
1-0으로 앞선 후반 15분에는 도움도 기록했다. 살라는 오른쪽에서 왼발로 코너킥을 감아올렸고, 왼쪽 골대 쪽으로 쇄도한 위고 에키티케가 수비 방해 없이 편안하게 헤더로 공을 밀어넣었다.
이로써 살라는 PL 창설 후 단일 구단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살라는 리버풀에서만 리그 188골 89도움으로 기존 1위였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시절 웨인 루니의 276 공격포인트(183골 93도움)를 넘어섰다. 자신이 스탯으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PL 전설임을 입증했다.
다만 살라가 앞으로도 PL에서 기록을 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리버풀에서 후보로 밀려나면서 빠르면 겨울에 이적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이티하드이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도 리그 차원에서 살라를 주시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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