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창출·전략수출 '4개 바퀴' 동시에 띄워…교통정리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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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창출·전략수출 '4개 바퀴' 동시에 띄워…교통정리는 과제

연합뉴스 2025-12-14 05:57: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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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기금 모두 투입해 총력…민간 투자 위축 우려도

구윤철 부총리, 2026년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사후브리핑 구윤철 부총리, 2026년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사후브리핑

(서울=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6년 기획재정부 업무보고' 관련 사후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1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정부가 성장 동력 확보와 국부(國富) 증대를 목표로 성격이 다른 펀드·기금 4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출범을 시작으로 '한국형 국부펀드' 도입을 공식화했고, 대미 투자와 전략 수출을 지원할 기금도 별도로 조성한다.

정부는 총력을 기울인다는 취지이지만 일각에선 역할 중복과 민간 투자 위축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국부펀드-국민성장펀드 '쌍끌이'…기금 연쇄 출범

14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의 산업 지원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자산 자체를 불리는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국부펀드는 싱가포르 테마섹을 모델로 삼아 현세대의 부를 축적해 미래 세대로 이전하는 일종의 장기투자 기구다. 특정 산업 지원보다는 수익성 극대화가 최우선 목표로,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인내 자본' 성격을 띤다.

한국형 국부펀드는 국민성장펀드와 운용 목적에서 차별화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민성장펀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직접·간접투자, 초저리 대출 등 방식으로 150조원 규모의 자금 공급 효과를 내는 펀드다.

국부펀드는 용처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연금 지급이라는 목적 아래 안정적 운용이 필수인 국민연금과 차이가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 국부펀드 규모, 투자 분야 등을 전문가 의견 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대미 투자, 수출지원 등 두 개의 기금도 조성된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타결에 따라 전략적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전략투자기금'을 한미전략투자공사에 설치한다.

재원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위탁하는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정부보증 채권 해외 발행 등으로 조달하며, 업무협약(MOU)에서 정한 대미 투자(연 200억달러 한도)와 조선 협력 투자 보증·대출 등 금융지원에 쓰인다.

기재부가 신년 업무보고에서 처음 띄운 '전략수출금융기금'은 방산, 플랜트 등 글로벌 대규모 수주를 지원한다.

기존 수출금융 역할에 더해, 프로젝트 수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환수해 산업 생태계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

[그래픽] 국민성장펀드 운용 계획 [그래픽] 국민성장펀드 운용 계획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150조원을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가 11일 공식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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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부펀드, 정치적 독립해야 성공"

전문가들은 설립 취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각 펀드와 기금 간 역할 구분이 불명확해 중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기존 정책금융도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어 각종 펀드·기금과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의 역할이 중첩될 수 있다고도 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부펀드와 국민성장펀드 모두 국내 투자를 포함하고 있어 투자 대상이 중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종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규모 자금 조성이 민간 자금을 빨아들이는 '구축 효과'를 일으킬 우려도 제기됐다.

또 여러 펀드·기금의 지원이 일부 우량 기업에 집중된다면 해당 기업은 중복 수혜로 자금을 대거 끌어모으는 반면 지원에서 제외된 기업은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 교수는 "정부 펀드로 시중 자금이 몰릴 경우 민간 시장에는 투자 자금이 부족해질 우려가 있다"며 "지원에서 제외된 기업이나 산업은 어떻게 보호할지에 관한 문제도 있다"고 했다.

'한국형 테마섹'의 성공 조건으로 '정치적 독립성'이 필수적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부펀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과 함께 정치적으로 완전히 독립돼야 하고, 공격적인 투자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처럼 시장이 불안할 때 '구원투수'로 동원되거나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실현 등 여러 목적에 따라 운용된다면 수익률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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