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날에는 따뜻한 국물이 먼저 떠오른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국물이 떠오르는데, 무를 듬뿍 넣어 끓이는 뭇국은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맛을 낸다. 여기에 '들깻가루'를 더하면 고소함이 살아나 국물 맛이 한층 깊어진다.
무 하나만 있어도 쉽게 완성되는 국이라 준비 과정 부담도 적다. 소고기 없이도 만들 수 있고, 멸치 액젓과 건새우만으로 충분한 감칠맛을 낸다. 특히 들깻가루를 넣는 순서에 따라 국물의 질감이 달라지므로 과정대로 끓이는 것이 중요하다.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제철 '무'
무는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맛이 오른다. 찬바람을 맞으면 수분이 많아지고 단맛이 올라 국물 요리에 넣었을 때 시원한 맛이 잘 배어난다. 얇게 썰어 끓이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속이 단단한 상태로 은근하게 익어 부드럽게 씹힌다.
섬유질이 적당히 들어 있어 따뜻한 국물과 함께 먹으면 속이 편안해지고, 전분에서 나오는 은은한 단맛이 더해진다. 조미료 없이도 맛이 나는 재료라 신선도가 조리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
뭇국을 끓일 때는 너무 두껍게 썰지 않는 것이 좋다. 일정한 두께로 얇게 썰면 국물이 골고루 배고, 익는 속도도 안정된다. 손질한 무를 소금과 액젓으로 가볍게 밑간해 두면 수분이 빠지며 간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무 밑간과 건새우 우린 물이 만드는 깊은 국물
뭇국의 첫 단계는 밑간이다. 썰어둔 무 500g에 천일염 한 스푼과 멸치 액젓 한 스푼을 넣어 살짝 버무린 뒤 5분 정도 두면 표면에 수분이 올라오며 맛이 고르게 스며든다. 이 과정을 거치면 끓일 때 간이 겉돌지 않는다. 건새우도 감칠맛을 더하는 요소다. 건새우 반 줌을 전자레인지에 20초 정도 데워 향을 살린 뒤 미지근한 물 한 컵을 부어 5분간 우리면, 따로 육수를 내지 않아도 충분한 깊이가 생기고 무에서 우러나는 단맛과도 잘 맞는다.
들깻가루 넣어 고소하게 완성하기
들깻가루는 마지막에 넣어야 향이 살아난다. 가루 형태 그대로 넣으면 뭉치기 쉬우므로 반드시 찬물에 먼저 개어둔다. 들깻가루 두 스푼에 찬물 세 스푼을 섞어 준비한 뒤, 국물이 조용히 끓고 있을 때 넣어 1~2분만 더 끓인다. 너무 오래 끓이면 향이 약해진다.
들깻가루가 들어가면 국물은 은은하게 걸쭉해지고 고소함이 살아난다. 마지막에는 들기름을 한 스푼 반 넣어 향을 더해주고, 취향에 따라 후추를 아주 약하게 더해 풍미를 맞춘다.
완성된 들깨 뭇국은 무가 부드럽게 익어 달큼한 맛이 살아 있고, 고소함이 더해져 밥 한 그릇을 금세 비우게 한다. 김장철 남은 무를 사용할 때도 좋고,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날 금방 끓이기에도 좋다.
들깨 뭇국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무 500g, 천일염 1스푼, 멸치 액젓 1스푼, 건새우 반 줌, 물 800ml, 대파 20cm, 다진 마늘 반 스푼, 들깻가루 2스푼, 찬물 3스푼, 들기름 1.5스푼
■ 만드는 순서
1. 무를 얇게 썰어 냄비에 담고 천일염과 액젓을 넣어 5분간 둔다.
2. 건새우는 데운 뒤 미지근한 물 한 컵을 부어 우린다.
3. 밑간한 무를 기름 없이 볶아 수분을 살짝 날린 뒤 물 400ml를 붓는다.
4. 다진 마늘과 건새우 우린 물을 넣고 약불에서 10분 끓인다.
5. 물 200ml와 대파를 넣고 3분 더 끓인다.
6. 들깻가루를 찬물에 풀어 넣고 1~2분 더 끓인다.
7. 들기름을 넣어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건새우는 전자레인지에 가볍게 데우면 향이 더 뚜렷해진다.
- 들깻가루는 반드시 찬물에 풀어 넣어야 뭉치지 않는다.
- 들기름은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야 향이 오래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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