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에 도착해 냉장고를 열었는데 차가운 음료가 하나도 없다. 미지근한 음료를 냉장고에 넣고 기다리자니 한참 걸릴 것 같다. 당장 시원한 한 모금이 간절하다. 이럴 때 알루미늄 호일 한 장이면 문제가 해결된다. 미지근한 음료를 10분 안에 얼음처럼 차갑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사진.
알루미늄 호일을 음료병 겉면에 감싸 냉동실에 넣으면 그냥 넣었을 때보다 훨씬 빨리 시원해진다. 이 방법은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것이다.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금속이다. 열전도율이란 물질이 열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알루미늄의 열전도율은 약 220~237 W/m·K. 플라스틱이나 유리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알루미늄 호일을 음료병에 감싸면 음료 속 열을 외부로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차가운 공기를 내부로 끌어들인다. 냉기가 균일하게 퍼지면서 음료 전체가 짧은 시간 안에 식는 것이다. 특히 금속 재질의 캔은 호일과의 조합으로 냉각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음료 캔이나 병의 크기에 맞춰 알루미늄 호일을 자른다. 그다음 음료병 겉면을 꼼꼼하게 감싼다. 이때 호일이 병에 밀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물을 살짝 묻혀 호일이 더 잘 밀착되게 하거나 테이프나 고무줄을 이용해 고정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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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일로 감싼 음료를 냉동실에 넣으면 10~20분 사이에 온도가 빠르게 떨어진다. 맥주나 탄산음료처럼 차가운 온도에서 마실 때 맛이 살아나는 제품에 특히 적합하다. 미지근한 콜라를 냉동실에 넣고 10분만 기다리면 아이스 콜드 콜라가 완성된다.
이 방법은 맥주 외에 음료나 소주 등에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급하게 손님이 찾아왔는데 차가운 음료가 없을 때, 치킨을 시켰는데 음료를 미리 차게 해두지 않았을 때, 캠핑을 갔는데 아이스박스가 없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다.
급하게 냉동시켜야 하는 음식이 있을 경우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알루미늄 호일로 음식을 포장하거나 쟁반에 호일을 깔고 그 위에 음식을 넣은 채 냉동실에 넣어두면 급속 냉동할 수 있다. 조리한 음식을 빨리 식혀야 할 때나 해동한 고기를 다시 얼려야 할 때 효과적이다.
냉동실이 아닌 냉장고를 사용할 경우에도 알루미늄 호일을 쓰면 더 효율적으로 음료를 차갑게 만들 수 있다. 다만 냉동실만큼 빠르지는 않다. 냉동실을 사용할 때 더욱 빠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키친타월에 물을 적셔 음료병에 감싸는 방법도 있다. 키친타월을 물에 충분히 적셔 축축하게 만든 뒤 음료 전체가 감싸지도록 두르고 냉동실에 넣는다. 약 10~20분 정도가 지나면 음료가 빠르게 차가워진다. 타월에 머금은 물이 먼저 얼기 시작하면서 음료의 열을 빼앗는 원리다.
이 방법과 알루미늄 호일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냉동실을 사용할 때는 젖은 키친타월이, 냉장고를 사용할 경우에는 알루미늄 호일이 조금 더 효율적이다.
두 방법 모두 음료의 용기 재질과 크기에 따라 냉각 속도에 차이가 난다. 알루미늄 캔은 플라스틱 병보다 빠르게 식고, 작은 용기가 큰 용기보다 빠르게 식는다. 실험처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주의할 점이 있다. 냉동실에 너무 오래 두면 음료가 얼어 터질 수 있다. 특히 유리병이나 탄산음료는 얼면서 팽창해 병이 깨질 위험이 있다. 반드시 15~20분 이내로 꺼내야 한다. 타이머를 맞춰두는 것이 안전하다.
알루미늄의 높은 열전도율을 활용한 이 방법은 냉각뿐만 아니라 음식 재료나 도시락을 빠르게 식힐 때도 응용할 수 있다. 뜨거운 국이나 찌개를 빨리 식혀야 할 때 알루미늄 쟁반에 담거나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면 효과적이다. 단단한 용기를 사용하고 내용물이 얼지 않도록 시간을 조절하면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하다.
재미있는 점은 알루미늄 호일이 반대로 음식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데도 사용된다는 것이다. 군고구마를 호일에 싸서 보관하면 열이 오래 유지된다. 같은 재료가 상황에 따라 냉각에도, 보온에도 쓰이는 셈이다. 이는 알루미늄이 열을 잘 전달하는 동시에 외부와의 열 교환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 호일의 양면 광택이 다른 것을 보고 어느 면을 사용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광택 유무는 제조 과정에서 생긴 차이일 뿐 성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알루미늄 시트를 롤러로 압연할 때 롤러에 닿는 면은 광택이 생기고 호일끼리 맞닿는 면은 무광이 된다. 재질은 똑같은 알루미늄이므로 어느 면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이처럼 일상적인 물리 법칙을 이용한 냉각법은 복잡한 도구 없이도 실생활에서 충분히 효과를 발휘한다. 알루미늄 호일 한 장이면 미지근한 음료를 단시간에 차갑게 만들 수 있다. 급하게 시원한 음료가 필요할 때, 손님을 맞이해야 할 때, 캠핑이나 야외 활동에서 얼음이 부족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생활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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