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10조원을 돌파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1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까지 합산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7조3천91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상환을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그간 코스닥 시장은 지난 10월 코스피가 전인미답의 4,000선을 넘어서며 유가증권시장이 들썩일 때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11월 들어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는 코스닥 지수도 코스피와 함께 횡보했다.
그러다 최근 정부가 코스닥 시장 부양책을 준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드디어 지수는 본격적으로 우상향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2.41% 상승했다.
지난 4일에는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이 장 중에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연말이 되면서 이 시기 주가가 오르는 현상인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까지 코스닥 시장에 더해지고 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산타 랠리라는 12월에 특정된 '월바뀜 현상'은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시장에 더 적합한 현상으로 확인된다"면서 특히 올해는 정책적 측면에서도 코스닥 종목들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어 이런 산타 랠리가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올해 대형 주도주 중심의 상승장이 장기 지속되며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 코스피 대비 코스닥 지수의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면서 "그러나 최근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강세로 전환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코스피와 코스닥 간 괴리도 회복세가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장세가 정책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면서 냉정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세 차례의 코스닥 활성화 모멘텀(동력)이 시도됐지만 "결과는 늘 '반짝 급등 후 장기 부진'이었다"면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세제 혜택 확대와 신규 기관 자금의 강제성 여부를 확인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뉴스 헤드라인보다는 실제 운용 규정의 변화가 동반되는지를 체크하며 대응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태 상상인증권[001290] 연구원은 "정부의 천스닥 정책 드라이브 및 연기금의 코스닥 대량 매수세는 분명 긍정적이나, 외국인을 유인하는 핵심 동인은 영업이익 상승 및 실적 기대감"이라며 "정부의 정책 기대감만으로는 외국인의 지속적 매수를 끌어내기에 한계가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와 함께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1일 현재 81조6천41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가 지난 11일까지 미국 주식을 13억5천만 달러(약 2조원) 순매수 결제한 것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은 집계했다.
이 기간 순매수 결제 1위 종목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클래스 A로, 4억5천365만 달러(약 6천685억원)였다.
이어 '뱅가드 SP500 상장지수펀드(ETF)'(8천759만 달러)와 오라클(7천87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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