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 F1 팀의 2025 시즌은 현실적인 전력 운용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한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중위권 하단에서 꾸준히 포인트 경쟁에 가담했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개발 격차와 구조적 한계가 보다 분명히 드러났다. 2025년형 VF-25는 전년 대비 밸런스와 타이어 관리 능력에서 분명한 진전을 보였다. 특히 저속 구간과 고마찰 노면에서의 안정적인 주행 특성은 일부 서킷에서 경쟁 팀들과 대등한 레이스를 가능하게 했다.
그렇지만 시즌 중반 이후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연속적으로 투입하지 못하면서 머신의 성능 곡선은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는 제한된 리소스 구조를 가진 하스의 전통적인 약점이 다시 한번 확인된 대목이다.
에스테반 오콘은 2025 시즌 하스의 명확한 기준점(reference) 역할을 수행했다. 예선과 레이스 모두에서 큰 기복 없는 퍼포먼스를 유지하며 팀이 기대한 포인트 수확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트랙 포지션을 지키는 능력과 타이어 관리 역량은 하스의 전략적 선택 폭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다만 절대적인 원랩 스피드에서는 상위 미드필더 팀의 에이스들과 비교해 한계가 드러났고, 차량 성능을 ‘초과 달성’하는 장면은 제한적이었다.
올리버 베어먼의 2025 시즌은 성장 곡선이 분명한 해였다. 페라리 드라이버 아카데미 출신다운 원랩 스피드와 공격적인 레이스 운영은 하스에 새로운 색깔을 더했다. 반면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타이어 관리 미숙과 전략 이해도는 몇 차례 포인트 기회를 놓치게 만든 요인이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실수가 줄어들며 완주율과 레이스 페이스가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2025 시즌 하스는 리스크를 최소화한 운영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극단적인 전략 선택보다는 트랙 포지션을 지키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고, 이는 더블 리타이어나 대형 실수를 크게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세이프티 카나 변수 상황에서 판을 흔드는 전략적 결단은 드물었고 이는 상위권 팀들과의 차별화 요소를 만들지 못한 요인이기도 했다.
2026년부터 적용되는 파워 유닛 및 섀시 규정 대변혁은 하스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하스는 2026년에도 페라리 파워 유닛을 사용하며, 이 선택은 기술적 안정성 측면에서 명확한 이점을 제공한다. 다만 전기 비중 확대와 에너지 매니지먼트가 중요해지는 2026 규정에서 하스의 핵심 과제는 머신의 통합 능력과 시뮬레이션 역량 강화다. 대규모 자체 개발보다는 ‘검증된 패키지의 효율적 통합’이 하스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또한 베어먼을 중심으로 한 장기 드라이버 육성 전략은 2026~2027 시즌을 향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 단기적인 성적 반등보다는, 규정 초기 혼란 국면에서 안정적인 완주와 꾸준한 포인트 획득을 노리는 전략이 예상된다.
하스 F1 팀의 2025 시즌은 명확한 생존 경쟁에서는 성공했지만, 구조적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한 해였다. 차의 완성도와 운영 안정성은 상승했으나 개발 연속성과 공격적인 전략 측면에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2026년 규정 변화는 하스에게 다시 한번 판을 흔들 기회이다. 그리고 기회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파트너십 활용 능력과 내부 운영 효율의 극대화가 전제 조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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