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사일 부품 기업으로 전달" 첩보…특수부대 투입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중국에서 이란으로 향하던 선박을 인도양에서 나포한 뒤 선박에 실려있던 무기 부품들을 압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를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카리브해 군사 작전이 점차 한층 대범해지는 가운데 적대국을 상대로 한 해상 작전이 인도양으로까지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작전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특수작전팀은 지난달 스리랑카 해안에서 수백마일 정도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서 중국에서 출발해 이란으로 가던 한 선박에 올라탔으며, 화물을 압수한 뒤 선박을 다시 출발시켰다.
선박명과 선박 소유주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압수한 화물이 재래식 무기 부품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들이었다고 말했다.
이 화물들은 이란의 미사일 부품 조달을 전문으로 하는 이란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이번 작전이 이뤄졌다고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이란을 상대로 한 해상 작전은 무엇보다도 최근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복원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3개국(E3)은 이란이 2015년 체결한 핵 협정을 위반했다며 일명 '스냅백' 절차를 가동했고 이에 따라 유엔의 이란 제재는 지난 9월 복원됐다.
이후 이란과 미국은 모두 상대방과 대화하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핵 협상을 재개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과거에도 이란 소유의 무기와 석유 등을 여러 차례 압수한 바 있다.
지난 2024년에는 소말리아 인근에서 예멘 후티 반군 측으로 향하던 이란제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부품을 압수했으며 2020년, 2023년에는 이란의 준군사조직이자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혁명수비대(IRGC)에 이익이 된다며 이란산 원유 선적을 압류했다.
WSJ는 이번 일에 대해 지난 6월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한 후 이란의 군사력 재건을 차단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미군이 이란으로 향하는 중국발 화물을 가로막은 것은 최근 몇 년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란의 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감시를 더 엄격해야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민주당 소속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조 코트니 하원의원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서한을 보내 중국에서 이란으로 수출된 화학 물질이 미사일 추진체로 활용될 수 있다며 조사를 촉구했다.
두 위원은 서한에서 "베이징은 처벌받지 않고 더 대담하게 테헤란의 재무장을 지원하려는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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