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어지면 욕실은 평소보다 더 따뜻하고 습기가 오래 머무는 공간이 된다. 샤워 직후 생기는 수증기가 쉽게 빠지지 않고, 바닥에는 물기가 지속적으로 남는다. 이런 환경에서는 욕실 슬리퍼가 쉽게 젖고, 밑창이나 측면 틈새를 따라 오염이 빠르게 스며든다. 바닥은 자주 닦아도 슬리퍼는 몇 달씩 손을 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세균이 모이기 좋은 조건이 된다.
슬리퍼를 자세히 보면 하얗게 굳은 물때가 표면을 덮거나, 분홍빛 곰팡이가 가장자리에 번지기 시작한 모습이 나타난다. 밑창 홈에는 먼지와 각질이 뭉치며 검게 변한 흔적도 자주 보인다. PVC·고무 재질은 물을 흡수하지 않을 것 같지만, 표면 미세 틈 사이에 오염이 끼면 일반 세척만으로는 제거가 쉽지 않다.
욕실 온도가 상온보다 높아 세균 활동이 활발해지는 점도 오염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슬리퍼는 주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며, 집에서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세척법 3가지를 소개한다.
1. 비닐봉지로 불려서 씻는 간단 세척법
욕실 슬리퍼 청소가 번거로운 이유는 솔질 과정에서 물이 사방으로 튀고, 냄새나 오염을 직접 마주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비닐봉지를 이용하면 손을 거의 적시지 않고 새것처럼 씻을 수 있다.
준비물은 슬리퍼, 주방세제, 묶을 수 있는 비닐봉지, 미지근한 물이다.
슬리퍼를 비닐봉지에 넣고 주방세제를 3~5번 짠 뒤, 슬리퍼가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가볍게 흔들어준다. 고무 재질은 물에 뜨기 쉬워 세제가 잘 스며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손으로 살짝 눌러 공기를 뺀 뒤 입구를 묶으면 전체가 균일하게 젖는다.
이 상태로 약 1시간 두면 세제 속 계면활성제가 오염을 스스로 분리한다. 바닥 홈에 남아 있던 찌든 때도 풀려나오며, 흐르는 물에 간단히 헹구기만 해도 대부분 제거된다.
오염이 깊이 스며들면 2~3시간 정도 더 두면 효과가 더 확실하다. 마지막에 밑창 홈을 가볍게 한 번만 문질러주면 완성도가 올라간다. 세척 후에는 통풍이 좋은 곳에서 완전히 말려야 냄새가 남지 않는다.
2. 구연산·베이킹소다 조합은 물때 제거에 강하다
주방세제가 없거나 냄새 제거까지 한 번에 하고 싶다면 구연산과 베이킹소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두 성분을 섞으면 기포가 생기면서 물때가 쉽게 분리된다.
따뜻한 물을 받을 수 있는 대야에 베이킹소다 1스푼, 구연산 1스푼, 주방세제를 약간만 넣는다. 슬리퍼를 담그면 틈 사이에서 거품이 올라오며 찌든 때를 밀어낸다. 30분 정도 지난 뒤 꺼내 가볍게 문지르면 굳어 있던 물때도 떨어진다.
베이킹소다는 냄새 제거에, 구연산은 물때 분리에 도움을 준다. 따뜻한 물을 쓰면 분해 속도도 빨라진다.
3. 락스·과탄산소다 사용할 때 주의할 점
소독을 고려한다면 락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락스는 반드시 물에 희석해 사용해야 하며, 농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재질이 약해지거나 변색이 생길 수 있다. 슬리퍼를 비닐봉지에 넣고 희석 용액을 부어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둔다. 원액을 직접 뿌리는 방식은 손상 위험이 커 피해야 한다. 고무장갑 착용과 환기는 기본이다.
과탄산소다는 60도 이상 뜨거운 물에서 활성도가 높아진다. 슬리퍼를 비닐봉지에 넣고 과탄산소다를 뿌린 뒤 뜨거운 물을 부어 살짝 공기를 남긴 채 묶는다. 하루가 지나면 검게 남아 있던 곰팡이 흔적도 상당 부분 옅어진다. 다만 뜨거운 증기로 봉지가 팽창할 수 있어 너무 꽉 묶지 않는 것이 좋다.
습기 많은 환경에서는 주기적 관리가 중요하다
욕실 슬리퍼는 바닥과 달리 발이 직접 닿는 물건이다. 오염이 그대로 피부에 옮겨갈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씻는 편이 안전하다. 슬리퍼가 오염된 상태라면 바닥 청소를 아무리 자주 해도 오염이 반복될 수 있다.
샤워 후에는 슬리퍼를 욕실 안에 두지 말고 물기를 털어 통풍되는 곳에 세워두는 것이 좋다. 햇빛 아래 말릴 수 있다면 건조 속도가 빨라 냄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보통 욕실 슬리퍼는 3~6개월 주기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지만, 주기적으로 씻으면 변색이나 냄새 없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냄새가 남고 색이 짙게 변하기 시작하면 교체 시점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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