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향의 문화산책120] 스칼렛 요한슨 감독 '엘리너 더 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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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향의 문화산책120] 스칼렛 요한슨 감독 '엘리너 더 그레이트'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13 04:14:53 신고

스칼렛 요한슨(1984~) 감독이라는 홍보에 궁금해진 영화다.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었을까.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까. 이 영화는 작은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큰 의미로 확장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90이 넘은 할머니가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는 서사라니. 그것도 엄마를 잃고 슬퍼하는 소녀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도움을 주지도 못하는, 뻔한 틀에서 비켜서 있는 방식으로 말이다.

​할머니는 고집불통인데다 심심하다. 같이 살던 친구도 죽었다.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던 할머니는 그저 어리둥절하게 노년을 살고 있을 뿐이다. 마치 <기차의 꿈> 의 조엘 에저튼이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 의 바히드 같다. 목표를 두고 사는 삶도 아니고, 삶의 고난을 피할 생각도 없다. 그저 살아갈 뿐인 인생, 우리 인생이 그렇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살았다고 해서 더 현명한 것도 아니고, 용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처럼 어리석은 실수를 하고, 후회속에서 울먹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살아가는 할머니의 이야기는 너무나 현실적이고 솔직하고 아름답다. 그것이 바로 나의 미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할머니의 딸, 그리고 그녀의 아들이 대화하는 장면이 나올 때, 꼭 우리집 같다. 우리집에도 할머니에게 다정한 둘째 아들이 있다. 우리 엄마는 그 손자를 유독 예뻐하고 믿는다. 나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인데, 착한 아들은 괜찮다고 한다.​

이자벨 위페르의 <다가오는 것들> 보다는 따뜻한 결말로 끝나 다행이면서도, 영화적으로는 아쉽다. 문제가 쉽게 해결되고 뭉뜨그려지는 상투성. 어쨌든 미래로 다가오는 우리들의 불안한 노후를, 아니 현재적 노년을 이야기 하고 싶었겠다. 그것이 야기하는 것들에 홀로코스트와 유대인, 거짓말과 진실까지. 물론 거기에 효도는 없었다. 인간적인 예의만으로도 충분하다. 94세 할머니의 열연만으로도 인간적인 연민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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