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OTT의 약진 속에서 스릴러·범죄·누아르 장르가 화면을 장악했다면, 1월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장르물의 홍수 속에서 잠시 밀려났던 로맨스 신작들이 새해를 맞아 다시 전면에 등장한다. 말랑한 감정, 가벼운 설렘, 관계의 온도에 집중한 이야기들. 장르의 속도 대신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로맨스가 1월 안방극장을 채운다. 다시 한 번 ‘설렘의 시간’이 시작된다.
1월 3일 〈은애하는 도적님아〉
KBS 2TV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 스틸
KBS 2TV 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 스틸
설정은 어딘가 익숙하다. 현재 방영 중인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를 통해 ‘영혼 체인지’ 서사에 시청자들이 이미 한 차례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 흐름을 잇는 작품이 바로 KBS 2TV 새 토일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다. 어쩌다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과 그녀를 쫓던 조선의 대군, 이 두 인물이 영혼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사극으로, 성별과 신분이 동시에 전복된 상황 속에서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핵심이다.
〈백일의 낭군님〉 이후 8년 만에 사극으로 복귀하는 남지현, 〈슈룹〉에 이어 다시 한 번 역사 속 대군 캐릭터를 맡은 문상민의 조합 역시 기대를 모은다. 스튜디오드래곤 ‘제2회 드라마 극본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라는 이력만으로도, 익숙한 소재 위에 어떤 변주를 얹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총 16부작으로, 1월 3일 첫 방송.
1월 16일 〈이 사랑 통역 되나요?〉
〈폭싹 속았수다〉로 다시 한 번 주목받은 김선호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고윤정의 만남만으로도 화제성을 확보한 작품이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다. 다른 언어를 통역하는 직업을 가진 남자와, 자신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말하는 글로벌 스타가 만나 끊임없이 오해하고, 엇갈리고, 다시 이해하려 애쓰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다.
언어는 통역되지만 감정은 번역되지 않는다는 설정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래서 더 답답하고, 그래서 더 현실적인 관계의 균열이 웃음과 설렘을 동시에 만든다. 〈환혼〉 시리즈의 홍정은·홍미란 작가가 〈환혼: 빛과 그림자〉에 이어 다시 한 번 고윤정과 호흡을 맞추고, 일본 배우 후쿠시 소타의 첫 한국 작품 출연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감성 로맨스로서의 기대감도 높다. 총 12회로 1월 16일 전편 공개.
1월 16일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SBS 새 금토드라마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스틸
SBS 새 금토드라마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스틸
같은 날, 지상파에서는 판타지와 스포츠를 결합한 로맨틱 코미디가 출격한다. SBS 새 금토드라마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은 인간이 될까 봐 선행도 연애도 철저히 피하며 살아온 괴짜 구미호와, 자기애 과잉의 축구 스타가 만나 티격태격 부딪히는 ‘혐관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드라마는, 종을 초월한 로맨스를 통해 기존 로맨스와의 차별화를 꾀한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구미호뎐〉을 잇는 또 하나의 구미호 서사라는 점도 흥미롭다. 〈선재 업고 튀어〉 이후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김혜윤과,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쌓은 로몬의 조합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다. 점점 완성도를 높여온 CG 기술과 함께, 판타지 설정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서사로 끌어안느냐가 작품의 완성도를 가를 기준이 될 전망이다. 〈모범택시 3〉 후속으로, 1월 16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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