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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국 승용차 소매 판매는 222만 5000대로 전년 대비 8.1% 감소했다. 지난해 -1% 수준이던 감소폭이 -9% 안팎까지 확대되며 내수 둔화가 구조화되는 모습이다.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NEV) 판매는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성장 속도는 뚜렷하게 둔화됐다. 지난해 11월 약 19%에 달했던 친환경차 판매 증가율은 올해 들어 9월 16%, 10월 7%를 거쳐 11월에는 4%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연말 수요와 보조금 효과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사실상 성장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수출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11월 중국의 승용차 수출은 60만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친환경차 수출은 28만 4000대로 242% 급증하며 전체 승용차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특히 테슬라 차이나를 제외한 중국 로컬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늘며, 최근 수출 확대 흐름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 경쟁이 과열되자 중국 정부는 과도한 경쟁을 억제하는 정책 기조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가뜩이나 내수 수요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세제 혜택 축소 등 정책적 부담까지 짊어진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수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중국 친환경차의 수출 공세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에서는 벨기에와 영국이 친환경차를 각각 25만대, 17만대 이상 흡수하며 점유율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에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전통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보급형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과 인센티브 확대 등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 시장 역시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올해 1월 국내 시장에 진입한 BYD는 1~11월 누적 판매량 4955대를 기록하며 테슬라, BMW, 아우디에 이어 수입차 판매량 4위에 오르는 등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주력 모델인 아토 3는 상위 트림 기준 가격이 3300만원대이며,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2000만원대까지 낮아져 동급 차량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나 기아 EV3보다도 저렴하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는 내년 6월부터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산하 브랜드 링크앤코(Lynk & Co) 역시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021년 출범한 지커는 유럽 감성의 디자인과 첨단 기술,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워 급성장해 2025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40개국 이상에서 누적 58만대 이상을 인도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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