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구축 쉽고 인적자원 풍부…제품 개발·적용 유리"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을 듣던 인도가 최근 기술 기업들의 대형 투자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11일(현지시간) "인도가 최근 하루 사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으로부터 모두 500억달러(약 73조7천억원) 넘는 AI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MS는 향후 4년에 걸쳐 인도에 175억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AI 인프라를 확대하고, AI 서비스를 도입하며 전문 인력 육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날 아마존은 인도 AI 분야에 350억달러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아마존은 인도에 400억달러의 AI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구글도 인도 남부의 새 AI 허브에 150억달러를 들여 현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에 투자가 잇따르는 배경엔 유리한 AI 인프라 입지가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주요 데이터센터 국가는 이미 시장이 성숙했고 땅이 부족해 새 시설을 짓기가 쉽지 않다.
반면 인도는 빈 땅이 넉넉하고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전력 비용이 상대적으로 싸다. 재생에너지 용량도 증가세라 데이터센터용 에너지 수급에도 유리하다.
AI 인프라에 대한 실수요도 탄탄하다. 인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자상거래와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서비스 덕에 새 데이터센터를 그냥 놀릴 위험이 거의 없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디피카 기리 리서치·빅데이터·AI 총괄은 "인도는 중요한 위상의 시장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지출과 관련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지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인적 자원도 큰 차별점이다.
인도는 미국·중국과 비교해 기초 AI 모델 개발에선 부진하지만, IT(정보기술) 서비스에서 일해온 전문 인력이 탄탄해 AI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업·시장 현장에 적용하는 것에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14억 인구 대국으로서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소비자층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실사용자 수가 많으면 AI 애플리케이션의 실전 데이터를 금세 쌓아 제품을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작년 '글로벌 AI 역동성 랭킹'에서 인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는 각국이 AI 기술을 얼마나 활발히 활용하는지를 측정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주요 AI 서비스 회사들은 인도가 당장의 소비 여력은 낮아도 꼭 선점해야 할 필수 시장으로 본다.
오픈AI. 구글, 퍼플렉시티 등이 자사 AI 도구를 인도 사용자 수백만 명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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