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매의 발톱. / 유튜브 '다흑'
유튜브 채널 '다흑'은 지난 10일 "동네 공원에 무슨일이죠??? 상상도 못할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매형이랑 산책하는 누나라닠ㅋㅋㅋ"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며 이 특별한 만남을 소개했다.
영상 속 주인공은 SNS에서 '호수공원 매누나'로 알려진 여성으로, 천연기념물 323-8호인 참매 '뽀롱이'를 사육하고 있다. 그는 무형문화재 매사냥 기술을 전승할 목적으로 참매를 키우고 있으며, 이날도 뽀롱이의 사회성 훈련을 위해 공원을 찾았다.
천연기념물이라는 한국의 매. / 유튜브 '다흑'
참매에 대한 설명. / 유튜브 '다흑'
다흑이 "어떻게 개인이 키울 수 있냐"고 묻자 그는 "무형문화재 매사냥 기술을 하고 전승 목적으로 사육한다"고 설명했다.
참매를 사육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무형문화재 매사냥을 이수하고 심사를 통과해 이수증을 받은 뒤, 사육 시설을 갖춰야 한다. 이후 포획 허가를 받아 전통 방식으로 포획한 뒤 마지막으로 사육 신고를 완료해야만 기를 수 있다.
어직 어린 참매의 털. / 유튜브 '다흑'
뽀롱이는 아직 유조(어린 새)로 성체의 깃털이 완전히 나지 않은 상태다. 주인은 "아기 털은 세로로 나 있고, 성조 털은 가로로 난다"며 "어제 꿩을 한 마리 잡아서 깃털이 조금 지저분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매사냥에 성공한 것이다.
참매는 감정이 예민한 새로 알려져 있다. 주인은 "참매는 한번 틀어지면 같이 사냥을 못 할 정도"라며 "뒤끝이 아주 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집에서 한번 크게 넘어진 후 뽀롱이는 아직도 그 장소에서 긴장한다고 한다.
사회성 훈련이 필수적인 이유도 있다. 주인은 "사람에 적응을 해야 사냥을 하고 사냥감을 잡았을 때 놓고 도망가지 않는다"며 "사람을 자연스러운 오브젝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일 공원에 나와 많은 사람들과 마주치게 하는 훈련을 한다.
처음에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밤에만 나왔지만, 선배에게 혼이 났다고 한다. "낮에 데리고 다녀야 사람한테 마음을 푼다"는 조언을 받고 낮 산책을 시작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맹금인가, 독수리인가, 앵무새인가" 하며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낸다. 심지어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기도 한다. "경찰분들이 차 타고 따라오면서 창문 내리고" 확인하는 일도 있다고.
참매의 발톱은 매우 날카롭고 악력이 세다. 주인은 두꺼운 가죽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이게 뚫린다"며 "놀라거나 사냥감을 잡고 있을 때 움직이면 더 박히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뽀롱이의 다리에는 추적기가 달려 있다. 만약 날아가 버리면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에 있으면 흰색 깃털이나 방울 소리로 찾을 수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소리와 시각으로만 찾기 어려워 추적기를 필수로 사용한다"고 했다.
먹이는 병아리, 메추리, 오리를 냉동해서 보관하며, 직접 잡은 토끼 고기도 준다. 사냥은 김포나 화성 등지로 나간다. 멀리는 지방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멋지게 생긴 참매. / 유튜브 '다흑'
매사냥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맹금류를 너무 좋아한다"고 답했다. 몇 년간 대전과 충남에서 전수 교육을 받았고, 주말마다 3시간씩 오가며 배웠다. 일본의 맹금 페스티벌에도 자주 참석해 교류했다. 국내에서는 맹금류 사육이 허가되지 않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매사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다흑은 "제발 신고 안 해 주셨으면,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괜히 옆에서 매 보겠다고 뛰쳐오는 것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인은 "얘도 적응을 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을 제가 통제해 줄 순 없다"고 덧붙였다.
▼ 숲의 최상위 포식자, 참매
참매는 우리나라 숲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맹금류다. 몸길이는 약 50~60cm로 까치보다 훨씬 크고, 날개를 펼치면 1m가 넘는다. 암컷이 수컷보다 크며, 전체적으로 회색과 갈색이 섞인 깃털을 지녀 숲속에서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눈 위에는 흰색 눈썹 모양의 줄무늬가 뚜렷하고, 어린 개체의 눈은 노란색, 성체는 붉은빛을 띤다.
참매는 비행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울창한 숲속에서도 나무 사이를 빠르게 누비며 사냥할 수 있을 만큼 민첩하다. 주로 작은 새나 다람쥐, 토끼 같은 포유류를 잡아먹으며, 숨어 있다가 순간적으로 돌진해 먹이를 붙잡는 방식으로 사냥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숲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한다.
번식은 봄철에 이뤄진다. 큰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보통 2~4개의 알을 낳는다. 암컷이 알을 품는 동안 수컷은 먹이를 구해 온다. 참매는 영역 의식이 강해 번식기에는 둥지 주변을 적극적으로 방어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숲이 줄어들고 인간 활동이 늘면서 서식지가 감소한 것이 주요 이유다. 참매는 숲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종으로, 안정적인 보호가 중요한 종으로 평가된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