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술관·일민미술관·학고재 등에서 전시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수도권 외 지역에서 활동해 온 작가 17인의 창작 여정과 성장을 보여주는 프로젝트 '2025 아르코 리프(leap)'가 서울 종로구 금호미술관과 일민미술관,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가 올해 새로 시작한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 일환이다. 광역문화재단에서 발굴·추천한 작가를 아르코가 후속 지원해 작가의 다음 도약을 도모하는 지역과 중앙 연계형 사업이다.
이를 통해 선정된 17명의 작가는 올해 아르코가 지원하는 창작·제작, 비평 자문, 기획자 및 공간 매칭, 출판, 전문가 일대일(1:1) 컨설팅을 통해 각자의 예술적 언어를 다듬어 왔다. 이번 전시는 그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금호미술관에서는 '공존과 긴장의 장면들'을 주제로 구지은, 김주환, 김진희, 김희라 작가가 도시와 자연, 인간과 비인간 등 서로 다른 존재의 균형을 탐색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김주환의 설치 작품 '유목과 은둔의 집'은 상자 중앙에서 피자를 고정하는 플라스틱 삼발이 '피자 세이버'로 탑을 쌓아 올린 작품이다. 탑은 불교에서 유래한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 구조로 만들어졌다. 쓰임을 다한 사물을 새로운 사유의 대상으로 전환했다.
일민미술관에서는 송성진, 임안나, 홍희령, 이현태 작가가 '장소성과 심리의 재의미화'를 주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가 어떻게 구성되고 기억되며 변모하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이현태는 자신이 만든 오디오비주얼 시스템 '셰헤라자데 장치'를 활용해 전시장에 디지털 가상 정원을 구현했다. '셰헤라자데 장치'는 네트워크 지연, 버퍼링, 의도적 오류 등을 활용해 예측할 수 없는 화면과 소리를 생성한다.
학고재 아트센터에서는 '실존·지질·감각의 예술적 탐구'를 주제로 우은정, 황해연, 유경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미술과 지질학을 함께 전공한 작가 황해연은 지질학적 요소와 자신의 상상력을 결합한 '지질학적 상상풍경'을 선보였다. 지질학 중에서도 빙하와 화산을 모티프로 한 작품들이 많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거대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조명한다.
이 밖에도 작가 손몽주와 신예선, 장상철의 작업은 디지털 아카이빙과 출판 등의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작가 고영찬과 김자이는 각각 송은미술관과 호주 멜버른 솔(SOL) 갤러리 전시에 참여한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지역 예술가들이 안정적인 창작 기반 위에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과 중앙을 잇는 예술 생태계를 꾸준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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