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현대차·기아가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에 이어 연구개발(R&D) 본부 수장까지 교체하며 미래 모빌리티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은 이번 연말 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양 사장은 지난해 1월 선임돼 현대차·기아의 신차와 양산차 개발 전반을 총괄해 왔다.
앞서 지난 4일 송창현 AVP본부장(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양 사장까지 용퇴 수순을 밟으면서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의 두 축이 모두 공석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래차 중심의 'AVP 본부'와 양산차 중심의 'R&D 본부'로 조직을 이원화했으나, 1년여 만에 수뇌부 전면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차기 R&D 본부장으로는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러 부사장은 아우디, BMW, 포르쉐 등에서 25년간 섀시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한 차량 성능 전문가다.
애플의 자율주행 프로젝트인 '애플카' 개발에도 참여했으며, 지난해 5월 현대차그룹에 합류해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을 맡아왔다.
하러 부사장이 선임될 경우, 최근 호세 무뇨스 CEO 선임에 이어 외국인 인재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기준에 맞는 R&D 체질 개선을 꾀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번 인사는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에 비해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및 자율주행 기술력이 뒤처진다는 내부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R&D에 3조 원 이상을 투입하고 향후 5년간 38조 원 투자를 예고했으나, 핸즈오프(Hands-off)가 가능한 경쟁사와 달리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일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잘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조금 늦은 편"이라며 기술 격차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리더십 교체를 기점으로 내년 중순 SDV 페이스카 공개와 2027년 레벨 2 플러스, 2028년 레벨 3 자율주행 상용화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후임 인사를 포함한 사장단 인사는 이르면 다음 주 중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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