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 의약품과 신선식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온도를 제어·관리하는 '콜드체인(Cold Chain)'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단순한 냉장 운송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물류로 진화하는 시점,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전문가들이 배출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콜드체인협회(회장 서병륜)는 지난 5일 마포 교육장에서 '제10기 콜드체인 전문가(콜드체인관리사) 양성과정' 수료식을 갖고 3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과정은 국내 콜드체인 시스템의 선진화를 이끌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개설된 협회의 핵심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 9월 5일 개강해 12월 5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13회차로 진행된 이번 10기 과정은 커리큘럼의 밀도부터 남달랐다.
교육 내용은 ▲글로벌 산업 동향 및 표준 ▲농·수·축산물 및 의약품 관리 ▲패키징 및 운송 기술 ▲설비와 물류 시설 구축 ▲관련 법규 등 콜드체인 전반을 아울러 구성됐다. 특히 단순 주입식 강의를 탈피해 말레이시아 해외 연수, 국내 물류 현장 견학, 전시회 참관 등 현장 감각을 익히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교육의 백미로 '연구 과제 발표'를 꼽았다. 수료생들은 현업에서 당면한 문제들을 주제로 선정해 해결책을 모색했다.
발표 주제를 살펴보면 ▲의약품 온도-제어 차량(TCV) 온도 맵핑 테스트 ▲공공데이터 기반 스마트 콜드체인 효율화 ▲선입선출과 최단수명선출 비교 분석 ▲헛개나무 가치 보존을 위한 콜드체인화 방안 등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차량 센서와 무선 태그를 활용한 스마트 콜드체인 구축 방안 등 최신 기술 트렌드를 접목한 연구 결과도 공유됐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데이터와 기술로 풀어내려는 시도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교육생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번 10기에는 FedEx, LX판토스, 용마로지스, 한국로지스풀, 한국컨테이너풀 등 국내외 굵직한 물류 기업 재직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외에도 로지스팩토리, 민재용달, 아그리코어, 위밋모빌리티, 윌로그, 이송물류, 파마프런티어, 한국파렛트풀, 한국풀네트웍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단순한 교육을 넘어 동종 업계 종사자 간의 네트워킹과 정보 교류의 장으로서 기능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라재붕 한국콜드체인협회 전무는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콜드체인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며 "현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취업 희망자들에게도 실질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번 10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교육 과정을 한층 고도화한다.
오는 2026년 3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진행될 예정인 '제11기 양성과정'은 최근 규제가 강화되고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의약품 콜드체인' 관련 강의를 대폭 증설할 계획이다. 바이오 물류 시장의 성장에 발맞춘 시의적절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11기 참가 신청은 내년 1월 중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된다.
물류 업계의 한 전문가는 "콜드체인은 식품 안전 및 의약품 효능 보존과 직결되는 생명 산업"이라며 "협회의 전문가 양성 과정이 단순 자격증 발급을 넘어, 국내 콜드체인 산업의 표준을 높이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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