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던 법조계에도 '생성형 인공지능(GenAI)'의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법률 사무소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워크로드 템플릿'까지 등장하며 기술 검증(PoC) 단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지난 3일부터 사흘간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법률산업 박람회 2025(Law Expo Seoul 2025)’ 현장. AWS 프리미어 티어 파트너인 스마일샤크 부스는 법률 전문가들과 리걸테크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핵심은 '추상적인 AI'가 아닌 '손에 잡히는 도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법률 시장의 디지털 전환(DX)이 더뎠던 주된 이유는 높은 진입 장벽과 초기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 탓이었다. 스마일샤크는 이번 박람회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개발한 '리걸테크 워크로드 템플릿'을 공개했다.
공개된 템플릿은 방대한 법률 문서를 요약하거나 의뢰인 상담 내용을 자동화하고, 복잡한 판례를 분석하는 등 변호사들의 업무 시간을 갉아먹는 반복 업무를 AI가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AWS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보안과 데이터 처리 속도 면에서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장을 찾은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기존에는 AI 도입을 하려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구체적인 템플릿을 통해 우리 사무소 데이터만 얹으면 바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실제 도입 시 업무 효율이 얼마나 오를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기술이 좋아도 결국 관건은 비용이다. 중소형 법무법인이나 개인 변호사들에게 고가의 클라우드 비용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스마일샤크는 이를 의식한 듯 AWS 신규 고객을 위한 크레딧 지원과 생성형 AI PoC(개념 증명) 크레딧 지원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히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1:1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각 법률 사무소의 규모와 특성에 맞는 도입 시나리오를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기술 도입을 주저하는 법조계의 심리적, 비용적 장벽을 낮추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장진환 스마일샤크 대표는 "AWS와의 협업은 법률 시장에 AI 도입 속도를 높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현장에서 보여준 실질적인 도입 모델들을 바탕으로 법률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으로 클라우드 전환 사례를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스마일샤크가 보여준 행보는 리걸테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 그간 무성했던 'AI 만능설'에서 벗어나, 법률 전문가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기능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공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률 데이터 특성상 민감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와 AI가 내놓은 결과물의 신뢰성 검증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스마일샤크가 제시한 템플릿과 솔루션이 실제 법조 현장에서 얼마나 유의미한 생산성 향상을 입증해낼지, 또 보수적인 법조계의 관행을 뚫고 성공적인 안착을 이뤄낼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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