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붕괴 현장서 구조대원들 '시간과 싸움'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로 매몰된 작업자 2명의 위치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사고 수습은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고 발생 20시간째인 12일 오전 현재, 총 4명의 매몰자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지상부 2개 층의 콘크리트가 모두 무너져 지하층에 쌓인 상태로, 실종자들은 잔해와 뒤섞여 지하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장에는 여전히 추가 붕괴 위험이 남아 있어 구조대의 접근이 쉽지 않다.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철골 구조물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롭게 버티고 있고 바람만 강하게 불어도 흔들릴 정도여서 수색 과정은 고도의 긴장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붕괴 충격으로 뒤엉킨 철근 더미는 구조 작업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사방으로 뻗은 철근은 사람 한 명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내어주지 않았고 수백 가닥이 덫처럼 얽혀 있어 한 발짝 옮길 때마다 발목을 잡아챘다.
구조대원들은 절단기로 철근을 하나씩 잘라내며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지하 공간을 향해 조금씩 전진했다.
하지만 고개를 들면 머리 위에는 휘어진 철골이, 발밑에는 뾰족하게 솟은 철근이 버티고 있어 어느 방향도 안전하지 않았다.
여기에 구조 작업을 더 어렵게 만드는 문제는 굳어가고 있는 콘크리트였다.
사고가 콘크리트 타설 도중 발생해 완전히 굳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면서 작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호미와 작은 삽까지 동원해 일일이 콘크리트를 제거해나가고 있다.
콘크리트 양생을 늦추기 위해 현장에서는 계속해서 물을 뿌리는 등 시간 확보를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또 전날부터 광주에 발효된 한파특보로 구조대원의 체력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어 수색작업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장에 투입된 한 구조대원은 "아직 다 굳은 건 아니지만 완전히 굳기 전에 최대한 파낼 수 있는 곳까지 파야 한다"며 "결국은 시간 싸움이 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전날 오후 1시 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서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공사가 진행되던 중 철골 구조물이 붕괴했다.
당시 현장에서 작업하던 4명이 철제 구조물 아래에 매몰됐으며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소방 당국은 붕괴 현장의 구조적 안전진단을 거쳐 안정화 대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수색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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