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루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설립자가 미국 법원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현지 검찰은 당초 12년의 징역형을 구형했으나, 미국 뉴욕지방법원 재판부는 권 설립자가 무수한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붕괴시켰다며 형량을 15년으로 확정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지방법원 판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월 11일 선고 공판을 통해 권 설립자가 ‘테라/루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붕괴 당시 대중에게는 투자 지속을 권유하면서도 자신과 측근들은 조용히 탈출했던 점을 강하게 질책했다. 투자자들의 포지션 유지를 주장하면서 내부에서는 조용히 자금을 빼낸 권 설립자의 행위는 단순한 판단 착오를 넘어 ‘의도적 기만’이었다는 입장이다.
폴 엥겔마이어(Paul Engelmeyer) 미국 뉴욕지방법원 판사는 권 설립자가 측근들과 함께 철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였던 피해자들은 막대한 금전 및 정서적 피해를 안게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 설립자의 과거 온라인 발언을 문제삼기도 했다. 과거 온라인 발언으로는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던 권 설립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가 거론됐다.
판사는 “권력은 그 사람의 본질을 드러낸다”라며 “권 설립자는 프로젝트에 대한 정당한 회의론자를 깔봤으며, 그 모습이 본모습이라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권도형 ‘테라/루나’ 블록체인 프로젝트 설립자가 미국 법원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다(사진=코인데스크)
15년의 형량에 대해서는 미국 검찰이 제시한 12년의 징역형도 제2의 권 설립자를 막는 데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고 언급했다. 오히려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미국 검찰의 12년 징역형 구형과 관련해 양측 간의 유죄 협상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작용한 게 아닌지 여부를 여러 차례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설립자에 대한 형량은 그가 올해 여름 유죄를 인정한 이후 줄었다. 당초 미국 검찰은 총 9개의 항목으로 권 설립자를 기소했으나, 그의 인정과 함께 기소 혐의를 2개로 축소시켰다. 기소 축소에 따라 당초 135년 형이 예상됐던 권 설립자에 대한 검찰의 구형도 12년으로 감경됐다.
미국 뉴욕지방법원 판사는 권 설립자의 변호인단이 요청한 5년형의 경우 터무니 없이 비합리적이며 부과된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뒤집힐 수 밖에 없는 판결이 될 것이라고 질책했다.
한편 폴 엥겔마이어 미국 뉴욕지방법원 판사는 권 설립자의 향후 국내 이송 가능성을 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권 설립자가 우리나라로 이송될 경우 미국에서 받은 형을 다 살지 않고 먼저 풀려나는 일이 생길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였다. 그는 권 설립자가 이송되더라도 미국이 정한 형량이 꼭 지켜진다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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