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투명성 높여 신뢰받는 조직으로 재탄생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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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투명성 높여 신뢰받는 조직으로 재탄생이 목표

이슈메이커 2025-12-12 10:00: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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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투명성 높여 신뢰받는 조직으로 재탄생이 목표

 

신승훈, 성시경, 나윤권, 임창정 등 수많은 스타들의 명곡 뒤에는 언제나 한 사람의 이름이 함께 호출된다. 약 1,400여 곡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KOMCA)에 등록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김형석. 30여 년간 K-팝의 사운드를 쌓아 올린 그가 이번에는 피아노 앞이 아닌 협회 회장 선거의 최전선에 섰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25대 회장 후보로 출마한 김형석은 “지금이야말로 저작권자의 권리를 지키고 시스템을 갈아엎을 골든타임”이라며 징수혁신, 상생혁신, 경영혁신, 플랫폼혁신으로 요약되는 4대 비전을 제시했다. AI가 음악 생태계를 뒤흔들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징수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 그는 “배수진 치고 한 점 부끄럼 없이 해보겠다”고 말한다.

 

ⓒ본인 제공
ⓒ본인 제공

 

“협회를 믿어온 35년, 이제는 제가 책임져야 할 시간”
1966년생, 올해 예순을 맞은 김형석은 지난 35년간 사실상 ‘음악밖에 모르던’ 작가였다. 발라드부터 댄스까지 1세대 가수들의 히트곡을 숱하게 만들어냈고 그 결과 음저협에 등록된 그의 작품만 1,400~1,500곡에 달한다. 그동안 협회는 자신의 곡을 관리해 주는 곳, 저작권료가 들어오는 창구였을 뿐이었다. “작가로서 최선을 다했고 협회를 믿었습니다. 솔직히 최근까지도 그 믿음 자체는 변함이 없었어요.” 회장 출마를 권유받았을 때도 그는 처음에는 고개를 저었다. “협회가 워낙 시끄럽고, ‘잘해도 본전’이라는 말이 많았다. 문제가 생기면 대외적으로 알려진 사람에게 리스크가 가장 크게 돌아온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선후배들의 추대가 이어지고, 협회 자료를 직접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그의 마음은 완전히 달라졌다. “결론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새는 돈이 너무 많고, K-팝 시장이 이미 4,500억 원 규모로 커졌는데 징수·분배 시스템은 수십 년 전 그대로더라고요.” 미국 MLC와 중국 대형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로열티가 국제 코드 매칭 오류와 낙후된 대리 징수 구조 탓에 제대로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국내 OTT와 스트리밍 시장에서조차 판례와 다른 기준이 관철된 부분이 있다는 점은 그에게 큰 문제의식으로 다가왔다. “자료를 보고도 그냥 덮으면 나중에 후배들한테 욕먹는 나이가 됐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키워드는 ‘배수진’이다. 협회 내부의 카르텔 문제, 연임 구조 속에서 제대로 칼을 들기 어려운 현실도 그가 직접 나서야겠다고 결심한 배경이다. “협회 안에는 파벌이 있습니다. 연임에 욕심이 있으면 구조 자체를 건드리기 어렵죠. 저는 파도 없고, 연임할 생각도 없습니다. 네 해 동안 골든타임이라 생각하고 밀어붙일 수 있을 때까지 가보려고 합니다.” 그가 임기 내 목표로 내건 징수액은 8,150억 원. 지난해 약 4,272억 원 수준에 머물렀던 징수액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려, K-팝의 글로벌 위상에 걸맞은 ‘징수 1조 시대’의 기반을 닦겠다는 복안이다.

 

ⓒ본인 제공

 

“투명성·AI·복지재단… K-MLC로 여는 새로운 저작권 생태계”
작곡가 김형석이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투명성이다. 그는 협회를 “거대한 금융회사와 같은 조직”이라고 정의한다. 수천억 원의 저작권료가 드나드는 구조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첫 단계는 숫자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라는 판단이다. “당선이 되든 안 되든 지금 협회에 가장 필요한 건 투명성입니다. 회장이 된다면 취임 전에 세계적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맡겨 재정과 시스템 전반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회원들에게 공개하겠습니다.” 이사회와 위원회 전 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방안도 그가 직접 꺼낸 카드다. “지금은 결과만 공유되기 때문에 회원들이 과정을 알 수 없습니다. 민감한 사안만 최소한으로 비공개하고 나머지는 최대한 열어놓는 것이 신뢰 회복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혁신 비전은 징수혁신, 상생혁신, 경영혁신, 플랫폼혁신 네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징수혁신의 핵심은 한국형 K-MLC 구축이다. 미국 MLC가 매년 약 7,000억 원을 징수하는 가운데, K-팝이 최소 2%를 차지하고도 실제 회수액이 2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현실은 그에게 “반드시 고쳐야 할 구조적 누수”로 보였다. 중국 역시 텐센트·왕이윈뮤직이 주도하는 약 38조 원 규모 시장에서 우리에게 돌아오는 저작권료는 한 자릿수 억 원대에 그치고 있다. 그는 “국제 코드(AVI·CWR, ISWC·ISRC 등)를 기반으로 국내 DB를 정비하고, 정부와 협력해 글로벌 징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문제를 확인했다면 바로 K-MLC 도입 논의와 해외 단체와의 직접 연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OTT·방송·유튜브 레지듀얼 이슈 역시 문체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큐시트 확보, 요율 조정 등 제도 정비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지막 축은 플랫폼혁신과 상생, 그리고 복지다. AI 시대를 ‘저작권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한 김형석은 “이제는 전 국민, 전 세계인이 AI로 작사·작곡을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진단한다. 그는 AI 학습 단계에서 발생하는 저작권료를 제도화하고, 블록체인과 데이터 로그를 기반으로 한 ‘K-뮤직 데이터 허브’를 구축해 저작권 관리의 주도권을 협회가 되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별도 복지재단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단순한 이자 수익 배분이 아닌, 정부 R&D와 기업 후원을 연계한 재원으로 신진 작가들의 마케팅과 해외 세일즈를 지원하는 ‘글로벌 A&R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그림이다. “창작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내 음악을 세상에 알릴 채널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복지재단이 단순한 생활 지원을 넘어, 곡을 실제로 세일즈하고 기회를 만들어주는 에이전시가 됐으면 합니다.”


 그는 최근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초대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진영과의 통화도 회상했다. “출마 발표 전날 진영이가 ‘형, 퇴임하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이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 한마디가 오래 남았습니다. 결국 그 말은 저 자신에게도 한 약속이 됐습니다.” 원로와 청년 작가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일, 협회 브랜드를 다시 세우는 일, 그리고 잃어버린 저작권을 되찾아오는 일. 김형석이 스스로에게 건 약속은 결코 가볍지 않다. “논란에 머무르고 싶지 않습니다. 투명한 조직을 만들고 징수를 늘리고, 복지와 시스템을 새로 짜서 회원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배수진을 쳤으니, 이제는 결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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