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가 조용히, 그러나 야무지게 ‘국제교육의 수도’를 향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인도 출신 청년들의 진학 패턴이 눈에 띄게 변화했다.
▲ 최근 인도 학생 지원자 가운데 일곱 명 중 다섯 명 이상이 석사·박사 등 고급 학위 과정의 유학지로 두바이를 선택
The Times of India가 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인도 학생 지원자 가운데 일곱 명 중 다섯 명 이상이 석사·박사 등 고급 학위 과정의 유학지로 두바이를 선택하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한 해외 유학이 아니라 인도와 걸프 지역 교육·경제 구조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탄에 가깝다.
두바이는 오랫동안 무역, 금융, 관광의 중심지였지만, 불과 5년 사이 ‘지식 도시’를 정체성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그 결과, 인도 학생들의 진학 사유 역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예전처럼 영미권 대학으로의 단방향 이동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학위 취득 이후 근접 지역에서의 고임금 취업’이라는 실용적 계산이 유학을 재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 두바이는 이미 70여 개국 대학의 분교·연구소가 모여 있는 거대한 교육 클러스터다.
국제교육 허브로 부상한 두바이, 인도 학생들의 새로운 중심지
두바이는 이미 70여 개국 대학의 분교·연구소가 모여 있는 거대한 교육 클러스터다.
지식촌(Knowledge Village), 디아이에프씨(DIFC) 아카데믹 허브, 두바이 학문도시(Dubai International Academic City)는 일종의 ‘지구촌 종합대학’처럼 기능한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전공 다변성뿐 아니라 학위 이동성까지 보장한다. 예컨대 영국·호주 대학 분교에서 석사를 마치면 본교 학위가 동일하게 주어지고, 이후 취업 혹은 박사과정 이동도 무리 없이 이어진다.
이 구조가 가장 큰 이점을 제공하는 지역이 바로 인도다.
인도의 중산층과 상위 전문직 계층은 급격히 늘고 있지만, 국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인도 내 톱티어 대학 입학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해외 유학 비용은 고공행진한다. 두바이의 교육허브 모델은 이 불균형을 메우는 새로운 선택지로 급부상했다.
두바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생활비, 본토 대비 합리적인 학비, 그리고 ‘거리의 부담’이 적다는 현실적 이점을 갖는다. 인도 주요 도시에서 두바이까지는 비행기로 세 시간 남짓. 유학생에게 거리와 비용이 주는 심리적 장벽을 최소화한 셈이다.
학비·취업·비자 제도의 삼박자… MENA 지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청년들
두바이는 단순히 “공부하기 좋은 도시”가 아니라 “공부 후 살아가기 좋은 도시”로 자신을 설계했다. 이 전략이 인도 청년들의 결정을 사실상 밀어 올린 원동력이다.
첫째, 비자 제도.
석사 이상 학위 취득자는 장기 거주 비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고, 우수 졸업생은 ‘골든 비자’까지 연계된다. 이는 미국의 H-1B, 영국의 스킬드 워커 비자와 견줄 수 있는 안정성을 제공한다.
둘째, 취업 시장.
두바이는 금융, 물류, IT, AI, 헬스케어 등 전체 산업 구조가 전방위적으로 확장되는 중이다. 특히 MENA(중동·북아프리카) 시장의 ‘실리콘밸리’를 지향하면서 테크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빅테크 지역본부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도 출신 엔지니어·데이터 분석가·경영대학원(MBA) 졸업생에게는 자연스러운 기회의 들판이 펼쳐지는 셈이다.
셋째, 학비와 비용.
미국, 영국, 호주 대비 학비는 낮게 책정되어 있다. 두바이 정부와 대학들이 제시하는 장학금 규모도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학생과 가족 입장에서 ‘투자 대비 효율’이라는 계산에 두바이가 부쩍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 삼박자가 어우러지며, 두바이는 인도 청년들에게 단순한 유학지가 아니라 ‘신흥 교육·경력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 양측 대학들이 공동 학위 과정, 인턴십 패스웨이, 산업 프로젝트 등을 촘촘하게 연결하며 사실상 하나의 교육경제권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와 두바이 대학이 만든 ‘양방향 인재 이동’의 새로운 교육경제
두바이 대학원이 인도 학생들에게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가는 이유는 또 있다.
양측 대학들이 공동 학위 과정, 인턴십 패스웨이, 산업 프로젝트 등을 촘촘하게 연결하며 사실상 하나의 교육경제권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바이는 인도 IT·컨설팅·교육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인턴십, 취업 연계, 공동 연구 모델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에게 ‘학위-경력-취업’이 하나의 여정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만든다.
인도 또한 두바이를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대로 두바이 대학들도 인도 출신 졸업생의 높은 성과와 전문성을 발판 삼아 더욱 많은 인도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두 지역은 전문 인재 이동의 통로를 하나의 시장처럼 공유하고 있으며, 이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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