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 | 전북 현대의 거스 포옛 감독과 FC서울의 제시 린가드가 결국 프로축구 K리그를 떠난다는 소식은 단순한 이별 이상의 감정을 남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깊다. 이들의 이탈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우리가 반복해서 마주해온 K리그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번 선명하게 드러낸다.
포옛 감독은 전북의 체질을 바꾸고 전술적 완성도와 리더십의 기준을 끌어올린 인물이다. 짧은 시간으로 팀에 경쟁력을 입히며 “역시 클래스는 다르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린가드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한 스타를 넘어 K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젊은 팬들을 경기장으로 부른 상징적인 존재였다. 그의 이름만으로 K리그는 글로벌한 시선을 끌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두 이름은 결국 K리그에 오래 남지 못했다.
문제는 늘 같은 지점으로 돌아온다. “왜 K리그는 스타를 오래 품지 못할까?” 연봉, 세금, 시장 규모, 미디어 노출, 유럽과 중동 리그와의 격차. 수치로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스타 시스템’이 아닌 ‘단기 소비 구조’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감독이든 선수든 우리는 그들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키우기보다 ‘이벤트’처럼 소비해 왔다.
리그 전체가 스타를 중심으로 오래 이야기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갖추지 못한 것도 뼈아픈 현실이다. 중계권 수익, 스폰서 규모, 팬덤 기반, 구단의 자생력까지 어느 하나 충분히 받쳐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구단은 늘 가성비와 단기 성과에 매달리고, 스타들은 더 큰 무대와 더 안정적인 시스템을 찾아 떠난다. 팬들은 그 이별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고 리그는 또다시 ‘새 얼굴’에 모든 기대를 걸어야 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포옛 감독과 린가드는 K리그에 흔적을 남겼다. 하지만 “더 오래 함께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그 흔적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스타는 단순히 경기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타는 이야기를 만들고, 팬을 만들고, 리그의 시간을 축적하는 존재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시간을 끝까지 쌓아 보기도 전에 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는 질문해야 한다. K리그는 정말 스타를 키우고, 지키고, 함께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잠시 머무는 정거장’에 머물고 있는가? 포옛 감독과 린가드의 이별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이 반복된다는 것은 결국 구조가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이 아쉬움이 또 하나의 익숙한 장면으로 남지 않기 위해 이제는 리그 전체가 답을 내놓아야 할 시간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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