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인도네시아 공식 할랄 인증을 받은 외식업소를 탄생시키며, 무슬림 관광객을 겨냥한 본격적인 관광 전략을 가동한다.
할랄 인증·수출 플랫폼 기업 ㈜하빼엔한국위원회는 최근 제주도에서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서 수여식을 열고, 도내 외식업소 4곳에 대한 공식 인증 결과를 발표했다. 인증을 획득한 업소는 ▲오름 해산물 ▲비원 삼계장 ▲크랩스토리 ▲무한정 등 제주의 대표 음식점들이다.
이번 인증은 단순 제품 인증을 넘어, 실제 영업장과 주방, 조리 과정 전반이 인도네시아 할랄 기준을 충족했음을 의미하는 ‘장소 기반 인증’으로,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 사례다. 인증 심사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시험기관인 PT SUCOFINDO와 이슬람 최대 단체 나둘라뚤 울라마(NU) 산하 경제인협회(HPN) 관계자들이 참여해, 식재료 사용부터 위생 관리, 교차오염 방지 시스템까지 현장 검증을 거쳤다.
인도네시아 관계자는 수여식에서 “제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무슬림 관광객 입장에서는 할랄 음식점 정보가 부족했다”며 “이번 인증을 통해 제주는 자연과 함께 안심 먹거리를 갖춘 무슬림 친화 여행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빼엔한국위원회는 이번 인증을 무슬림 프렌들리 관광 생태계의 출발점으로 삼고, 향후 인증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1차로 4개 식당 인증을 완료했으며, 2차로는 호텔과 식당, 카페 등 8개소가 오는 12월 추가 인증 심사를 준비 중이다. 더불어 2026년 1분기부터는 제주 전역의 20개소를 중심으로 한 ‘무슬림 프렌들리 관광 상품’을 본격 출시할 방침이다.
박준영 ㈜하빼엔한국위원회 회장은 “이번 인증은 개별 식당을 넘어, 제주 전체를 동남아 무슬림 관광객에게 신뢰받는 ‘K-푸드 관광 허브’로 만드는 작업의 첫 걸음”이라며 “인증 식당을 중심으로 할랄 외식·관광 코스, 기도 공간 안내 등 패키지를 구성해 인도네시아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홍보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빼엔한국위원회는 ‘2025 글로벌 인플루언서 엑스포(Global Influencer Expo 2025)’ 주관사로서, 제주에서 검증된 할랄 관광 모델을 인천, 수도권 및 타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 바이어 및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주 할랄 맛집 지도 ▲무슬림 우선 배려 여행 상품 ▲K-브랜드 연계 할랄 푸드 체험 프로그램 등을 동남아 시장에 집중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할랄 인증을 받은 한 업소 대표는 “그동안 무슬림 손님이 ‘이거 먹어도 되느냐’며 조심스러워했지만, 이제는 공식 인증 사실을 당당히 알릴 수 있게 돼 자신감이 생겼다”며 “앞으로 메뉴판과 온라인 홍보에도 인증 사실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슬림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동남아 지역은 젊은 여행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제주가 선제적으로 장소 기반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을 확보한 것은 향후 동아시아 무슬림 관광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라고 평가했다.
하빼엔한국위원회는 “제주 모델을 시작으로, 한국 내 타 지역 외식업체로 인증 대상을 확대하고, 할랄·관광·인플루언서·K-브랜드·수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 중소기업과 지역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경기연합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