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조차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만석으로 채우는 것은 불가능했던 걸까.
토트넘 홋스퍼를 위해 10년 동안 헌신하며 구단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남긴 손흥민이 팀을 떠난 지 4개월여 만에 팬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빈좌석이 무려 1만5000여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구단에 따르면 손흥민이 방문한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의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6차전 홈 경기를 찾은 관중들은 4만7281명이었다.
6만258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규모를 생각하면 무려 1만5000여석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토트넘의 상대였던 슬라비아 프라하가 인기가 없는 팀인 데다, 최근 토트넘의 성적이 좋지 않아 관심도가 떨어질 만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손흥민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에 토트넘 팬들이 몰리지 않았다는 것은 놀랍다.
손흥민은 지난 10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슬라비아 프라하의 2025-20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6차전에 앞서 경기장 위에서 홈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손흥민과 토트넘 팬들 모두가 원했던 시간이었다.
지난 8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로 이적한 손흥민은 LAFC에 합류한 이후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 토트넘 홈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하고 팀을 떠난 것이 아쉽다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돌아가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꾸준히 교감하며 손흥민이 경기장에 방문할 수 있는 날짜를 살펴봤고, 때마침 손흥민의 소속팀 LAFC가 2025 MLS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전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패배해 대회에서 탈락하자 슬라비아 프라하전에 손흥민을 초대했다. 경기장 방문 일정은 손흥민이 직접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이 토트넘 소속으로 치른 마지막 경기가 영국이 아닌 한국에서 열렸다는 점을 아쉬워했던 토트넘 팬들도 손흥민이 런던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기뻐했다.
일정이 확정된 직후 구단에서는 손흥민 맞이에 나섰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런던에 돌아오는 10일 전까지 토트넘 하이 로드에 손흥민의 벽화를 설치하기로 결정, 팬 자문위원회와 협력하고 레들리 킹과 해리 케인의 벽화를 담당했던 아티스트 그룹 '머월스'에게 제작을 의뢰해 손흥민을 위한 벽화를 준비했다.
또한 행사 당일에는 토트넘의 레전드 킹이 직접 손흥민에게 토트넘의 상징인 수탉 모양의 트로피를 전달했다. 이 트로피 역시 손흥민의 방문 행사에 맞춰 구단 측에서 준비한 것이다.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손흥민은 런던에 도착한 직후 벽화를 확인한 뒤 행사 일정에 맞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이동했다.
지난 시즌까지 자신의 홈구장이었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위에 올라온 손흥민은 마이크를 잡고 "쏘니가 이곳에 왔다"면서 "팬분들이 나를 잊지 않기를 원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은 그야말로 엄청난 시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스퍼스(토트넘의 애칭)다. 항상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며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언제나 내 집과도 같은 곳일 거다. 여러분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나와 함께해 달라. 언제든 LA에 와달라. 모두 사랑한다"고 말했다.
토트넘 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전한 손흥민은 눈시울을 붉히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손흥민과 약 2년간 호흡을 맞췄던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이 손흥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흥민은 매디슨과 포옹을 나누고 관중석으로 올라가 토트넘과 슬라비아 프라하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손흥민의 팬들 사랑은 끝이 없었다. 손흥민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게시글을 통해 다시 한번 토트넘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은 "어젯밤 이곳(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돌아와 여러분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내가 여름에 토트넘을 떠난 뒤 가장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라며 "모든 것들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서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고 썼다.
또 "여러분들은 이제 나에게 이 클럽이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 내가 지금처럼 되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알 것"이라며 "이 사실은 영원히 나와 함께할 것이다. 곧 다시 모두를 만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작별 인사 행사는 완벽하게 끝난 듯했지만, 옥에 티가 있었다. 바로 자리가 다 채워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4만7281명의 관중이 찾았는데, 이는 반대로 말하면 1만5000여석의 좌석이 빈 채로 행사가 진행됐다는 의미다. 토트넘은 오랜만에 초대한 손흥민을 통해 만원 관중을 기대했겠지만, 안타깝게도 평일 저녁에 열리는 비인기팀과의 경기를 위한 좌석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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