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유럽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늘어남에 따라 유럽 무대에서 코리안 더비가 펼쳐질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오는 12일 오전 2시 45분(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의 MCH 아레나에서 미트윌란과 헹크가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치른다. 미트윌란은 전체 2위(승점 12), 헹크는 9위(승점 10)에 위치해있다.
미트윌란과 헹크가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친다. 미트윌란은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순항 중이다. 리그 페이즈 첫 4경기에서 모조리 승리하며 한때 1위도 차지했다. 지금은 올랭피크리옹에 밀려 2위로 내려왔지만 1위 리옹과 승점은 동률이다. 헹크도 3승 1무 1패로 좋은 흐름 속에 있다. 미트윌란전 승리로 두 팀의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이번 경기는 코리안 더비로도 관심을 모은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에서는 한 차례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이었던 츠르베나즈베즈다와 셀틱 경기에서 설영우와 양현준이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설영우가 라이트백, 양현준이 라이트윙으로 나서 직접적으로 맞부딪힐 일은 없었으며 양 팀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코리안 더비가 불발된 사례도 있다.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는 미트윌란과 셀틱이 맞붙었다. 당시 조규성과 이한범은 모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양현준이 벤치에 머물며 한국인 선수들의 자웅을 겨루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미트윌란과 헹크의 경기는 코리안 더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트윌란의 조규성과 이한범, 헹크의 오현규 모두 확고한 주전이기 때문이다. 조규성은 지난 시즌 아픔을 딛고 올 시즌 인간 승리를 보여주며 다시 미트윌란의 믿음직한 공격수로 돌아왔고, 이한범도 마이크 툴베르 감독의 굳건한 신임을 받는다. 오현규도 이번 시즌 헹크를 떠난 톨루 아로코다레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웠다.
이 중 오현규와 이한범은 직접 맞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오현규가 최전방을, 이한범이 스리백의 중앙 수비를 맡기 때문이다. 이한범은 올 시즌 초 스리백의 오른쪽 스토퍼를 주로 맡았는데, 최근에는 중앙에서 수비 전반을 조율하는 역할로 바뀌었다. 피지컬과 저돌성이 좋은 오현규를 성공적으로 막아낸다면 소속팀 입지가 확고해지는 건 물론 대표팀의 고민거리인 스리백 중앙에 새로운 해답이 될 수도 있다.
조규성은 시즌 초보다 헐거워진 헹크 수비를 정조준한다. 헹크는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첫 2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지만, 이후 3경기에서 5실점을 허용했다. 11월 2일 베스테를로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긴 이래 7경기에서 모두 실점했고, 최근 2경기에서는 6실점을 내주며 모두 패배했다. 지금까지 19경기 4골을 넣고도 유로파리그 득점이 없는 조규성이 이번 기회에 물꼬를 틀 득점을 하고자 한다.
오현규도 올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유일하게 2골 이상 넣은 공격수로서 미트윌란 수비를 허물 계획이다. 미트윌란 수비도 마냥 단단하지는 않으며, 최근 비보르와 경기에서는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다. 최근 유로파리그 2경기에서 잇달아 득점하며 명예를 회복한 오현규는 미트윌란전 득점으로 최근 3경기 침묵을 깨뜨리려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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