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장충)=신희재 기자 | "팀 분위기가 무거워질 때 계속 대화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오게 했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을 이끄는 여오현(47) 감독대행이 부임 후 4연승 비결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은 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3라운드 GS칼텍스와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30-28 25-19 25-22)으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6위(승점 16) IBK기업은행은 3위(승점 19) GS칼텍스와 격차를 좁히며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불과 3주 전만 해도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22일 김호철 전임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당시 개막 전 우승후보라는 평가와 달리 7연패에 빠져 최하위까지 추락한 상태였다.
여오현 대행 체제에서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했다. 지난 시즌부터 IBK기업은행 수석코치로 합류한 그는 지휘봉을 잡은 뒤 목이 쉴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했다. 동시에 실전에서는 최대한 선수들의 자율적인 의사에 맡기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여오현 대행은 GS칼텍스전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나 "선수 생활하면서 승리도 패배도 많이 했다. 이길 땐 지도자가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신나게 잘한다. 그런데 연패하면 팀 분위기가 무거워지고 눈치만 보게 된다"며 "지도자로서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줄지 많이 고민했다.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 계속 대화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오게 했다. 지더라도 '괜찮다, 할 수 있다'면서 선수들의 몸을 가볍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여오현 대행의 '소통 리더십'에 대해 최고참 임명옥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소통이 가장 달라진 부분이라 생각한다. 연패 기간엔 코트에서 대화할 시간이 없었는데, 지금은 작전 타임 아니면 선수들이 서로 대화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해주신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며 "선수들에게 항상 웃으라고 요구하신다. 요즘 즐겁게 배구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V리그의 새로운 '덕장'으로 떠오른 여오현 대행은 '지장'의 자질도 갖추고 있다. 그는 수비에서 약점이 뚜렷한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사 킨켈라의 포지션을 팀 내 주포인 아포짓 스파이커 빅토리아 댄착과 맞바꿨다. 빅토리아의 공격력과 리베로 임명옥의 수비력을 믿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를 통해 팀 전체적인 균형을 잡으면서 우승후보의 위상을 회복했다.
여오현 대행은 "감독은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고,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자리라 어렵다. 어떤 게 선수들에게 좋을지 생각을 많이 하게 돼 힘들다"면서도 "선수들이 열심히 잘 따라와 준다. 파이팅 있게 해줘서 4연승 한 것 같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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