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꽃놀이패를 쥔 줄 알았지만, 그것도 본인 경기력이 따르지 않으면 말짱 허사다.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순순히 리버풀의 재계약 제의를 따를 분위기다.
코나테는 리버풀 중앙 수비수로 활약 중인 프랑스 대표 선수다. 자국 구단 소쇼, 독일 구단 RB라이프치히를 거치며 세계적인 유망주로 성장했다. 그리고 22세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다재다능한 센터백이지만 리버풀 입성 후 너무 잦은 부상으로 초반 세 시즌은 기여도가 떨어졌다.
코나테가 본격적으로 인정받은 계기는 지난 시즌이었다. 지난 2024-2025시즌 건강을 찾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8경기 중 31경기를 소화하며 버질 판다이크의 1순위 파트너로 올라섰다. 리버풀의 PL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입지를 대폭 넓혔다.
코나테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 계약이 끝난다. 재계약을 맺지 않은 채 마지막 시즌에 돌입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 대상자(FA)가 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바이에른뮌헨의 프랑스 대표 동료 다요 우파메카노, 크리스털팰리스의 잉글랜드 대표 마크 게히와 더불어 ‘센터백 FA 예정자 3대장’으로 취급됐다. FA가 된 선수는 다른 구단에서 이적료 없이 데려갈 수 있어 많은 러브콜이 쏟아진다. 본인은 거액의 계약금과 연봉 인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소속팀만 빼면 모두가 웃는 구도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FA 영입에 맛 들린 레알마드리드가 코나테를 염두에 뒀다는 소문이 돌았다. 레알은 현재 수비진 중 데이비드 알라바, 안토니오 뤼디거,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간판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까지 많은 스타를 FA로 수집하는 중이다.
그런데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코나테의 거취에 대해 예상 못한 깜짝 반전이 생길 거라며, 리버풀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보도했다. 리버풀은 원래 코나테를 붙잡기 힘들 거라 보고 대체자를 물색 중이었다. FA로 풀어주느니 이적료를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다음달 이적시장에서 조기 방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레알의 관심이 시들해졌다. 코나테는 최근 리버풀의 부진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수비 집중력이 뚝 떨어져 상대 선수를 자주 놓치고, 실수도 많다. 아무리 이적료가 들지 않는다 해도 레알이 매력을 느끼기에는 기복이 너무 커졌다.
레알 입장에서는 코나테를 FA로 데려가고 리버풀이 그 대체자로 게히를 영입하는 걸 지켜보느니, 차라리 직접 게히를 영입하는 게 더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다. 코나테 입장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지 못한다면 불안한 상황에서 FA가 되느니 리버풀의 연장안을 받아들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만약 자신을 원하는 빅 클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코나테는 FA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연봉을 삭감해야 하는 위험에 처한다.
결국 경기력이 충분히 좋지 못해 재계약을 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마주하는 셈이다. 리버풀은 코나테의 저조한 경기력, 그리고 다른 구단의 러브콜이 뜸하다는 점을 협상 카드 삼아 연봉을 동결하면서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열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리버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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