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고독 벗어나게 해준 한 줄기 빛"…'저편에서 이리가' 윤강은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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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고독 벗어나게 해준 한 줄기 빛"…'저편에서 이리가' 윤강은 작가 [인터뷰]

경기일보 2025-12-11 09:19: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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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저편에서 이리가' 민음사刊

 

그간 국내 소설 발표작 중 선별을 통해 시상하던 ‘오늘의 작가상’(민음사 주최)이 올해 10년 만에 다시 공모제로 개편해 진행됐다. 응모작 333편 중 지난 5월 당선작으로 선정된 윤강은 작가의 ‘저편에서 이리가’는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원을 배경으로 대멸종 시대를 살아가는 다섯 청년이 생존과 공존을 그리고 있다.

 

‘저편에서 이리가’로 ‘오늘의 작가상’에 선정된 윤강은 작가는 2000년생으로 현재 동국대 문예창작 전공으로 재학중이다. 신인부터 기성 작가까지 응모 자격의 폭을 넓혀 진행된 공모전에 신예 작가의 데뷔작이 선정된 것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세대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였다.

 

윤 작가는 “‘저편에서 이리가’의 단초는 ‘압록강’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압록강이라는 단어가 주는 아름다움과 서늘함, 단어 자체의 좋은 느낌을 갖고 압록강이 더이상 강이 아니게 돼버린 세상을 상상했다”며 “강이라는 존재는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사라지고 만 무언가를 기억하고 싶은 마음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소설 속 인물들에게 지구와 한반도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추운 곳'이기에 압록강도 길고 넓은 빙판길일 뿐이다. 그렇게 한반도는 ‘압록강’, ‘한강’, ‘남해’를 중심으로 세 구역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정치 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어릴때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은 군인 ‘기주’와 ‘백건’, 유일한 운송 수단인 개썰매로 물자를 나르며 대부분의 시간을 황량한 설원 위에서 보내는 노동자 ‘유안’과 ‘화린’, 국경을 넘나드는 ‘태하’는 경계를 넘어 서로를 애틋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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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강은 작가. 홍기웅기자

 

“소설 속 인물들에게 아주 기본적인 정보 외에 다른 것은 부여하지 않았는데요, 출신이나 가족, 소속이 인간의 자아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도, 그들을 설명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특별히 어디에 속해있지 않더라도 서로를 독려하며 살아가는 것이 사람들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용인 출신의 윤 작가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생회장 활동을 하며 소위 전교에서 놀던 ‘모범생’이었다. 학창시절이 마냥 즐겁거나 행복하지만은 않았지만 수능을 치르고 나면 많은 것이 해결될 거라 믿고 최선을 다했다. 수능 당일 가채점을 통해 수능 최저 기준을 한참 충족한 점수를 받아 들었지만 기쁘기는 커녕,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 같은 불안이 커졌다.

 

“수능이 끝난 당일 허무함이 밀려왔어요. 그때 제가 좋아하던 것들, 소설과 시를 읽는 것 조차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놓지 못했던 문학이 떠올랐습니다. 유계영 시인의 ‘온갖 것들의 낮’은 특히 힘들 때마다 읽고 필사까지 하면서 정말 좋아했던 책이에요. 어둡고 의문이 가득했던 나날에 그런 감정을 풀어낸 글을 읽으며, 나만 느끼는 고독이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얻었습니다. 평범한 학생으로서 주어진 것을 열심히 했지만 좋아하는 소설을 더이상 모른체 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윤 작가는 문예창작과 진학 후에도 특유의 성실함을 무기 삼아 쓰고 또 썼다. 과제나 공모전 출품 등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어도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간 책상에 앉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소설을 썼다. 윤 작가는 “하기 싫은 공부를 참고 하던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웃는다. ‘오늘의 작가상’ 수상 소식에 친구들과 후배들은 “꾸준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줘 고맙다”며 윤 작가를 축하했다.

 

“늘 꿈꿨던 일이지만 2025년 수상과 등단, 제 이름을 건 책 출간까지 참 다행스럽게 감사한 한 해입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작가로서 작품마다 새로운 이야기, 확장된 시선을 보일 수 있도록 더 많이 읽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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