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는 향이 뚜렷해 처음 접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여러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루는 데 쓰여온 허브다. 동남아와 남미 요리에 빠지지 않는 재료이며, 한국에서도 인식이 조금씩 바뀌며 소비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서구권에서는 고수가 긴장 완화, 소화 보조, 수면 관리에 유용하다는 연구가 이어지면서 허브 시장에서 평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고수는 왜 '멘탈 허브'라 불릴까
고수잎에는 플라보노이드·리모넨·테르페놀 같은 향 성분이 밀집돼 있어 긴장된 신경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향이 코를 통해 전달되면 쌓였던 불편감이 완화되면서 편안함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수 향은 뇌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긴장을 낮춰 주고, 허브 차로 즐기면 편안한 상태가 오래 유지된다. 비타민 K·마그네슘·폴리페놀 등이 포함돼 신호 전달 과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돼 감정 기복이 있을 때 균형을 잡는 데 쓰인다.
고대 지중해 지역에서는 잠이 들기 어렵거나 마음이 산만할 때 고수잎과 뿌리를 함께 달여 마시는 습관이 전해질 만큼 진정 효과가 널리 사용됐다. 장과 정서가 함께 흔들릴 때도 완화에 효과가 있어 고수 줄기에는 장 신호를 부드럽게 정리하는 성분이 많아 가벼운 불편을 완화하는 데 쓰였다.
오래전부터 쓰여온 향신 허브, 고수의 뿌리와 역사
고수는 동남아와 지중해권에서 향신료이자 약초로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잎은 선명한 풀 향으로 음식의 상단 향을 잡아주고, 줄기는 국물 요리에 깊은 맛을 더한다. 뿌리는 향이 가장 강해 생선이나 고기 냄새를 줄이는 데 쓰였다.
고수 씨앗은 ‘코리앤더’로 불리며 고기 절임, 향 조합, 제빵 향 조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쓰였다. 부위마다 향과 쓰임이 크게 달라 요리에 맞춰 선별하는 재미가 있는 식재료다.
한국에서도 확산하는 고수 재배와 소비
한국에서 고수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대 무렵이다. 외식 시장에서 아시아 음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수입 고수 수요가 늘었고, 이후 국내 농가에서도 온실·노지 재배가 진행됐다. 파주·양평·세종·제주를 중심으로 재배 규모가 커졌고, 신선 허브를 찾는 소비층이 늘면서 출하량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고수는 씨를 뿌린 뒤 4~5주면 수확할 수 있을 만큼 생육이 빠르다. 새로 시작하는 농가도 접근하기 쉬운 편이지만, 여름철 고온에서는 향이 지나치게 강해지고 잎이 거칠어져 온도 조절이 중요하다. 수확 후 잎이 빠르게 시드는 특성 때문에 저온 보관 기술이 수익을 가르는 요소로 꼽힌다.
고수를 신선하게 오래 두는 방법
고수잎은 수분이 많아 금방 시들기 때문에 보관법이 중요하다. 먼저 물기를 가볍게 닦아 키친타월로 둘러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을 하면 3~4일 정도 유지된다. 줄기와 뿌리는 잎보다 단단해 씻지 않은 상태로 종이봉투에 넣어두면 신선함이 며칠 더 유지된다. 잘게 다져 냉동해 두면 필요한 순간 바로 사용할 수 있고, 향이 부담스러울 때는 일부를 자연 건조해 향의 세기를 낮춰 사용할 수 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