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올해 연말 비트코인 예상가를 하향 조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향후 비트코인 시세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구조적 강세 전망은 유지했다.
비트코인
스탠다드차타드 분석진은 12월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말 비트코인 목표가를 기존 20만 달러(한화 약 2억 9,404만 원)에서 10만 달러(한화 약 1억 4,702만 원)로 낮췄다. 기존 2028년으로 예상했던 비트코인 50만 달러(한화 약 7억 3,510만 원) 도달 예상 시점도 2030년으로 늦췄다.
분석진은 글로벌 상장사의 비트코인 매수 흐름이 둔화와 함께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고 전했다. 글로벌 상장사의 자산 매수가 주식시장 상장지수펀드(ETF) 생태계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 강세를 주도했으나, 각 기업의 ‘시가총액 대비 자산가치 배수(mNAV)’ 지표가 악화되며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특정 기업의 시가총액을 보유 가상화폐 가치로 나눈 비율을 수치화한 ‘시가총액 대비 자산가치 배수’ 지표는 해당 기업 시가총액이 보유 중인 가상화폐 가치와 비교해 얼만큼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대비 자산가치 배수’ 지표 값이 2일 경우, 그 기업의 시가총액은 보유 가상화폐 가치보다 2배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글로벌 상장사의 전체 ‘시가총액 대비 자산가치 배수’ 지수가 떨어지고 있다”라며 “세계 최다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인 스트래티지(MSTR)의 ‘시가총액 대비 자산가치 배수’도 지난 2023년 이후 처음으로 1을 하회한 만큼 기업의 신규 비트코인 매수 흐름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가 2025년 말 비트코인 목표가를 기존 20만 달러(한화 약 2억 9,404만 원)에서 10만 달러(한화 약 1억 4,702만 원)로 낮췄다(사진=더블록/ 스탠다드차타드).
다만, 분석진은 스트래티지 등 굵직한 가상화폐 비축 기업의 비트코인 매도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평균 매입 가격이 7만 4천 달러(한화 약 1억 879만 원)인 스트래티지의 경우 여전히 수익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매도 활동이 없을 것이라는 관점이다.
제프리 켄드릭(Geoffrey Kendrick) 스탠다드차타드 분석가는 금융 기관의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시장 참여 저조 현상이 비트코인 약세에 일조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지난 2024년 초 이후 주요 비트코인 가격 촉매였던 미국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매수량 저하가 시장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의견이다.
켄드릭 분석가는 올해 4분기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순매수가 5만 개의 비트코인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 현재 시세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는 약 25만 개의 비트코인이, 3분기에는 16만 개가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통해 매입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현재 약세장에도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의 장기적 강세 전망은 공고하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의 포트폴리오 최적화 모델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시장 내 비트코인 비중은 여전히 과소한 상태라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주식시장 내 상장지수펀드 접근성과 기관 참여가 증가하면 비트코인 실수요가 서서히 늘어날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켄드릭 분석가는 “자산 변동성과 금과의 상관관계를 감안했을 때 자산 포트폴리오 내 비트코인 비중은 이론적으로 12%에서 36%까지 적정할 수 있다”라며 “비트코인 비중이 36%까지 늘어난다는 것은 자산 가격이 최대 7배의 상승 여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정리했다.
비트코인은 12월 11일 오전 현재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10% 상승한 1억 3,73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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